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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이는 매우 영리한 고양이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승평루 뒤편 작은 계단에 앉아 있기만 하면 친절한 사람들이 와서 먹이를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선물에 대해 나른이는 함께 있어 주는 것으로…

나른이는 매우 영리한 고양이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승평루 뒤편 작은 계단에 앉아 있기만 하면 친절한 사람들이 와서 먹이를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선물에 대해 나른이는 함께 있어 주는 것으로 보답하기로 했다. 그래서 승평루의 궁녀들은 틈이 날 때마다 이 작은 귤빛 고양이를 쓰다듬으러 왔고, 약간의 먹을거리로 나른이의 '일하는 시간'을 얻어 갔다. 그런데 최근 며칠 사이 나른이는 쓰다듬어지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도 낯선 얼굴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 한 권을 든 마른 사람도 있고, 개에게 이끌려 와서 쓰다듬는 사람도 있으며, 소리를 내는 긴 관을 든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항상 같은 시간에 오는 것도, 매일 오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오기만 하면 나른이와 함께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하늘의 구름이 흘러가는 것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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