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뢰헌은 궁중 투충 대결 모임으로, 귀뚜라미 싸움의 기예를 깊이 연구하고 그 경험을 책으로 엮어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나누고자 한다. 이번 달은 후원 취삼객이 집필을 맡았으니, 여러 고수들의 아낌없…
청뢰헌은 궁중 투충 대결 모임으로, 귀뚜라미 싸움의 기예를 깊이 연구하고 그 경험을 책으로 엮어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나누고자 한다. 이번 달은 후원 취삼객이 집필을 맡았으니, 여러 고수들의 아낌없는 가르침을 기다린다.
'잡고, 기르고, 싸우게 하는 것'은 귀뚜라미 싸움의 근본이다. 대체 어떻게 해야 자신과 합이 맞는 항아리 속 대장을 고를 수 있을까? 필자 또한 몹시 궁금하여 참으로 알고 싶던 차였다.
첫째. 귀뚜라미 감별법
병부의 범 대인을 특별히 초빙하여 귀뚜라미를 감별하는 비법을 들어보았다.
"벌레를 알아보는 것은 장수를 알아보는 일과 같소. 눈이 어두운 자는 싸우기도 전에 진 거나 다름없지!
노부가 조정에 몸담은 지 십여 년, 두 왕조를 거치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사람 보는 눈 덕분이었소.
벌레를 볼 때도 마찬가지요. 머리 빛깔을 으뜸으로 치고, 날개 빛깔을 버금으로 두며, 목 빛깔을 곁들여 보고, 살 빛깔로 받쳐 보아야 하오. 어떤 놈은 '한눈에 보아도 패왕의 재목'임이 드러나는데, 머리 생김새가 우뚝하고 별무늬가 도드라지며 성정이 사납고 굽힐 줄을 모르오. 이런 벌레 장수는 대개 이빨 끝이 갈고리처럼 휘어 있어 상대의 머리 갑옷을 깨뜨리는데 탁월하니, 맞붙으면 이길 상대가 드문 법이오.
또 어떤 놈은 겉으론 평범해 보여도 실상은 보기 드문 실전형이라오. 덩치는 작아도 버티는 힘이 남다르다오. 남보다 먼저 공격해 적을 제압하는 것이 용기라면, 일부러 져주는 척 상대를 유인하는 것은 지혜라 할 수 있소. 사람의 생김새와 성격이 천차만별이듯, 벌레도 똑같다오."
편집자 주:
배움에는 끝이 없는 법이다. 범 대인께 사람과 벌레 보는 법을 한 수 배웠으니, 나 또한 이제 이 바닥에서 굳건히 살아남으리라!
둘째. 사육법
본 장은 '특급 투충 미끼 황궁 공식 납품업자'인 장씨의 후원으로 실렸다.
"벌레를 다루는 것도 우리가 일하는 것과 같아서, 방법이 올바르고 골격이 튼튼해야 하는 법이네. 어떤 문외한들은 기어이 이기겠다고 벌레한테 고추를 먹이는데, 그건 절대 안 될 말일세!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싸움판에서 상대를 뒤집어엎으려면 '신선함'과 '천천히'가 핵심이라네.
신선함이란 날마다 먹이를 갈아줘서 늘 생생함을 유지하는 것이고,
천천히는 벌레를 조급하게 다그치며 키우지 말라는 뜻이지.
여기서 내 특제 납작 벌레 미끼를 강력 추천하네. 영양 만점이니, 사고 싶은 자들은 서둘러 주시게!"
편집자 주:
본 장은 계속 후원자를 모집한다.
셋째. 종사 문답
취재자: '첨운객'
편집자:
첨 사부님, 내궁 귀뚜라미 싸움의 고수로서 여러 유파가 뒤섞여 겨루는 이 바닥의 형세를 어찌 보십니까?
첨운객:
"다 각자만의 전술이 있는 법이오! 물기, 들이받기, 치받아 올리기, 꼬집기, 걸기, 끌어당기기, 구르기, 누르기는 다 벌레들의 전술이라오.
이는 무림의 고수들끼리 겨루는 것과 같은 이치여서, 체력과 지혜, 그리고 기술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야 비로소 승리를 거머쥐는 법이외다.
귀뚜라미에게 세상은 고작 항아리 하나 크기뿐이지만, 사람의 식견이 어찌 귀뚜라미만큼 좁아서야 되겠소?
만약 벌레의 수를 꿰뚫어 보는 안목이 없다면, 차라리 자네 벌레가 헛되이 목숨을 잃기 전에 일찍이 방생하는 편이 나을 것이오.
이기고 지는 건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오. 중요한 건 충왕끼리 만나 겨루는 법을 보고, 그 안에서 벌레의 덕을 배우는 것이니... 나는 이제 목수일이나 하러 가보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