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 소리는 높고, 바라 소리는 맑으며, 이호 소리는 유장했다. 소리가 어우러지는 사이 빛과 그림자가 떠돌고, 피영인들은 막 위를 오가며 영웅이 미인을 구하는 멋진 이야기를 펼치고 있었다. 극 속에서…
징 소리는 높고, 바라 소리는 맑으며, 이호 소리는 유장했다. 소리가 어우러지는 사이 빛과 그림자가 떠돌고, 피영인들은 막 위를 오가며 영웅이 미인을 구하는 멋진 이야기를 펼치고 있었다.
극 속에서 대협은 악한 도적을 쓰러뜨리고 민가의 여인을 구한 뒤, 함께 멀리 떠났다.
막 앞에서는 한 아이가 턱을 괸 채 눈도 깜박이지 않고 있었다.
아이는 생각했다. 저 쓰러진 '악당'도 사실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저 길을 잘못 들었을 뿐이고, 이렇게 한바탕 맞은 뒤 오히려 정신을 차렸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와 대협은 싸우며 서로를 알게 되어, 훗날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 함께 강호를 떠돌았을지도 모른다.
무대 위의 빛은 어두워졌지만, 아이의 마음속 다른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