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는 궁 안에서 가장 부지런한 고양이로, 매일 자신의 털을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게 핥아낸다. 황궁은 매우 넓어 자신이 좋아하는 구역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주머니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한 곳을…
주머니는 궁 안에서 가장 부지런한 고양이로, 매일 자신의 털을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게 핥아낸다. 황궁은 매우 넓어 자신이 좋아하는 구역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주머니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한 곳을 골랐는데, 그곳 사람들도 자신처럼 부지런해 온종일 뛰어다니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밤에도 쉬지 않았다. 다만 장소가 너무 넓다 보니 늘 깨끗하지 않은 구석도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주머니 발밑의 이곳은 구석에 큰 통들이 쌓여 있어 냄새가 나 코를 막게 만든다. 이곳에 자리를 잡기로 한 뒤로 주머니는 매일 아침 문 앞을 지키며 앞발로 땅을 파서 더러운 것들을 흙 속에 묻으려 한다. 가끔 무덕사 사람들이 지나가다 부지런히 일하는 주머니의 모습을 보고 감탄하며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청소를 돕기도 한다.
하긴, 방 하나 제대로 쓸지 못하면서 어찌 천하를 쓸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