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머니께 문안 올립니다. 소자는 무사히 하서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 석굴에는 불상이 즐비하니 과연 불국토라 할 만합니다. 밤낮으로 불화를 그리는 데 몰두하다 보니 어느덧 물자가 바닥난 줄도…
아버지, 어머니께 문안 올립니다.
소자는 무사히 하서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 석굴에는 불상이 즐비하니 과연 불국토라 할 만합니다. 밤낮으로 불화를 그리는 데 몰두하다 보니 어느덧 물자가 바닥난 줄도 몰랐습니다. 이곳은 낮에는 풍사가 매섭고, 밤에는 뼈를 시리는 한기가 몰려와 견디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이 글을 보시는 대로 속히 복식을 마련해 보내주십시오.
아울러, 장안 서시 유선방 화방에 가시면 석청, 벽도, 금가루, 취부용 등 여러 염료가 있사오니 부디 이를 챙겨 현천 역참으로 함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번거로움을 끼쳐드려 송구하오나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