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서 지역은 광활한데 이를 지키는 귀의군의 병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잠시만 방심해도 난적이 성안으로 들이닥치니, 낮밤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이에 당나라 제도를 본받아 증표를 만들어 각 주의 …
하서 지역은 광활한데 이를 지키는 귀의군의 병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잠시만 방심해도 난적이 성안으로 들이닥치니, 낮밤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이에 당나라 제도를 본받아 증표를 만들어 각 주의 상인들이 지니게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어느 날 장군이 자신이 만들라 명했던 그 증표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정작 본인이 성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부대 장인이 밤을 꼬박 새워 장군을 위해 증표가 달린 완갑을 만들어 바쳤고, 덕분에 장군은 당장의 곤경을 면하고 분실 걱정도 덜 수 있었다.
떠나기 전날 밤, 저잣거리 누각에 오른 장군은 밤공기 속에 서서 완갑 위로 흐르는 달빛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고향을 떠나 동쪽으로 향하게 되었으니, 이제 이 물건도 더는 쓰일 곳이 없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