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나루 한 가운데는 왕대연의 출신을 아는 이가 거의 없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지러운 세상에 태어나 흩어져 떠돌며 집안을 잃은 이들이 많기에, 겨우 안식처 하나를 만난 것만으로도 감…
신선 나루 한 가운데는 왕대연의 출신을 아는 이가 거의 없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지러운 세상에 태어나 흩어져 떠돌며 집안을 잃은 이들이 많기에, 겨우 안식처 하나를 만난 것만으로도 감사하지, 출신 따위를 따질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사람에게는 반드시 출신이 있다. 왕대연은 낙양 사람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엽비휴와 알고 지냈으며, 둘은 같은 서당에서 공부했고 한 선생 아래에서 상기를 배웠다. 상기를 접한 순간, 왕대연은 완전히 빠져들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기 세계에서 그는 마치 유일한 왕자 같았다. 마치라고 한 건, 사실 마치일 뿐이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엽비휴에게 항상 지곤 했기 때문이다!
그 시절 낙양에서는 상기가 매우 유행했다. 당명종은 무인이었기에 점잖은 바둑보다는 상기를 더 좋아했다. 상기는 전장을 닮아 친근했고, 그는 틈틈이 두 판씩 두었기에, 궁정에서는 가장 뛰어난 상기수를 뽑아 임금에게 시연하게 했다. 왕대연도 응모했으나 예상대로 떨어졌다. 가장 참담한 것은 그와 상기를 둔 이의 태도였다. 그저 이긴 것도 모자라 패배 후 조롱까지 했는데, 이 모든 걸 왕대연이 가장 미워하는 엽비휴가 지켜보고 있었다!
엽비휴 또한 응모했다! 엽비휴는 앉아 있었는데, 같은 자리에 앉아 왕대연을 괴롭힌 그 자를 도전했다! 엽비휴는 가볍게 이겼고, 이전에 당한 모욕을 고스란히 돌려주었다! 엽비휴가...왕대연의 원한을 갚아줄 것인가?
그래, 가끔은 엽비휴도 그렇게 밉지 않구나...라고 왕대연은 어쩔 수 없이 생각했다.
그때 엽비휴가 일어나며 손을 토닥였다. 존경과는 다르지만 어딘가 손이 근질거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가끔은 네 고집이 참 대단하다니까!"
"엽! 비! 휴!" 왕대연은 이를 갈며 방금 생각을 취소했다. 엽비휴는 정말 미운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