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세가 언제부터 홀로 설 수 있게 되었는지는 아마 자신도 모를 것이다. 어쩌면 천공각에서 일할 때였을지도 모른다. 문파의 방대한 자료를 찾으러 누군가 찾아오면, 그는 늘 무심코 외치곤 했다. "홍…
광안세가 언제부터 홀로 설 수 있게 되었는지는 아마 자신도 모를 것이다.
어쩌면 천공각에서 일할 때였을지도 모른다.
문파의 방대한 자료를 찾으러 누군가 찾아오면, 그는 늘 무심코 외치곤 했다.
"홍 사형, 이 책이 어디 있는지 좀 봐주세요!"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대답은 없었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홍 사형이 이미 유학을 떠나 북쪽으로 갔고,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할 수 없이 책장에서 책을 한 권 한 권 뒤적였다. 반 시진이 지나서야 책을 품에 안고,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눈앞은 이미 텅 비어 있고, 수업을 서두르던 동문들은 자취를 감춘 뒤였다.
어쩌면 어령당에서 진료를 볼 때였을지도 모른다.
진료받으러 온 이들이 긴 줄을 이루었고, 갖가지 기관 문제가 눈앞에서 어지러이 펼쳐졌다.
그는 도 사형도 여기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무리 생소한 기관 도면이라도 도 사형에게는 식은 죽 먹기일 텐데 라며 생각했다.
그러나 무심코 뒤를 돌아보다가 도 사형도 이미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결국 혼자서 도면을 마주하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했다.
이러한 일들은 홍 사형과 도 사형이 떠난 첫해에 수없이 반복되었다.
그 뒤로도 그랬을지 모른다. 다만... 그는 늘 도움을 청하던 자신을 차츰 잊어갔다.
두 사람이 그의 세계에서 물러나자, 그토록 보호받던 막내 사제는 마침내 혼자 무대에 올라야 했다.
두 사람이 떠난 지 십사 년째 되던 해, 불견산에서 곡이라는 새 이름을 받은 자가 있었으니,
황곡이 한 번 날아오르면 천 리를 난다 하였다.
이것이 바로 광안세가 받은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