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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고? 그게 도대체 어떤 곳이지? 그는 더 이상 석수신의 말을 듣지 않았고, 석수신의 눈에 어린 근심도 보지 못했다. 그가 아는 건 그곳이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곳이라는 것, 숨겨야 할 비밀이 …

군기고? 그게 도대체 어떤 곳이지? 그는 더 이상 석수신의 말을 듣지 않았고, 석수신의 눈에 어린 근심도 보지 못했다. 그가 아는 건 그곳이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곳이라는 것, 숨겨야 할 비밀이 있는 곳이라는 것뿐이었고, 자신이 그 비밀의 문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뜻은? 포부는? 치욕은? 명예는? 어둠으로 어둠을 씻을 수는 없고, 지하에서 명예를 세울 수는 없다. 술잔 기울이며 돈을 주고받고, 어둠 속에서 비밀을 맞바꾸는 것으로 어깨에 짊어진 그 무게가 줄어들 리는 없다. 왜 하필 나지? 왜 나를 택한 거지? 그러나 왕이건 일반 백성이건, 가장 견디기 힘든 질문이 바로 '왜 하필 나인가'일 것이다. 석정은 한때 곁에 많은 이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위해, 또 많은 사람을 위해 살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뒤돌아보니 남은 건 자기 발자국뿐, 누구도 진짜로 그의 편에 서 있지 않았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이 항복한 장수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항복한 장수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억울함은 칼과 검으로라도 베어 없앨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마음속의 억울함은 어떻게 베어 없애나? 그는 한동안 그런 날이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은 다시... 아니, 베어 낼 수 있다. 마음속 억울함도 칼로 베어낼 수 있다. 그는 눈앞의 군기고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안엔 칼과 검이 가득하지 않은가? 창고에 쌓인 칼과 검은 언젠가 반드시 전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심연으로 빠진 사람들도 언젠가 다시 햇빛 아래로 당당하게 올라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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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고? 그게 도대체 어떤 곳이지? 그는 더 이상 석수신의 말을 듣지 않았고, 석수신의 눈에 어린 근심도 보지 못했다. 그가 아는 건 그곳이 햇빛 한 줌 들지 않…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