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가 울음을 터뜨린 그 순간, 진왕은 숨을 거두었다. 이균은 진왕이 세상을 떴음을 알고는 망설임 없이 돌아서서 아이와 함께 북쪽 변경으로 떠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유랑길, 그가 '연'이라 …
그 아이가 울음을 터뜨린 그 순간, 진왕은 숨을 거두었다.
이균은 진왕이 세상을 떴음을 알고는 망설임 없이 돌아서서 아이와 함께 북쪽 변경으로 떠났다.
끝이 보이지 않는 유랑길, 그가 '연'이라 이름 붙인 아이는 재잘재잘 잘도 웃고 떠들며, 그에게 있어 오직 하나뿐인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 아이는 해가 갈수록 자라는데, 이균은 마땅히 정착할 곳이 없었다.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했다.
모용 가문은 대대로 장군 집안으로, 가문은 번성하고 성품은 순후했다.
그곳이라면 아이가 뿌리내릴 좋은 곳이리라.
이균은 은창을 짚고 서 있었고, 몸은 이미 눈보라에 젖어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또다시 망설임 없이 등을 돌렸다. 마치 여러 해 전 그날 밤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길 위에서 이균은 생각했다. 이 눈보라는 자신 혼자 짊어지면 될 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