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향선은 강호를 떠돌며 별의별 괴짜를 다 봤다고 자부했지만, 이처럼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야, 너 같은 놈이야 칼끝에 피 묻히며 사는 건 그렇다 치고, 애는 왜 끌고 다니는 …
한향선은 강호를 떠돌며 별의별 괴짜를 다 봤다고 자부했지만, 이처럼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야, 너 같은 놈이야 칼끝에 피 묻히며 사는 건 그렇다 치고, 애는 왜 끌고 다니는 거야? 설마 사고치고 상대방이 애를 떠넘긴 거냐?"
"주운 거야."
"...참 선심도 희한하게 쓰네."
"부모도 없고, 그날은 비까지 쏟아지는데... 그냥 두고 올 수가 없지 않나?"
한향선은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지만,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갔다. 애를 달래는 기색이 전혀 없는 걸 보니, 친자식이 아닌 건 분명했다.
멀리서 군사들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한향선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욕을 내뱉으며 입고 있던 선익갑을 강무랑에게 던졌다.
"미리 말해두지만, 난 이 애가 불쌍해서 그런 거야. 네가 죽을까 봐 그런 건 아니니까 착각하지 마."
"고맙네." 강무랑은 칼을 휘둘러 한향선 뒤에서 달려오던 적 하나를 베어 넘기고, 선익갑으로 아이를 감싸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