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북쪽 전장에 이르렀을 때, 바람에 뒤섞인 핏빛 안개와 죽음의 기운이 그의 검을 붙잡았다. 그는 죽음을 본 적이 있었다. 천재지변 속의 죽음도, 전란 속의 죽음도... 그는 그저... 아직 마음…
그가 북쪽 전장에 이르렀을 때, 바람에 뒤섞인 핏빛 안개와 죽음의 기운이 그의 검을 붙잡았다.
그는 죽음을 본 적이 있었다. 천재지변 속의 죽음도, 전란 속의 죽음도... 그는 그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는 그저 그 사람의 마지막 당부를 똑똑히 듣고 싶었을 뿐이다. "빨리..."
무엇을... 빨리?
더는 들리지 않았다. 귀에 남는 것은 그 사람이 아주 오래전에 했던 말뿐이었다.
"이 녀석아!"
"오? 또 무슨 새로운 초식을 배웠나? 자, 한 수 겨뤄보자꾸나!"
"저 연북맹이 머지않아 북상한다는데, 누가 나를 대신해 운구로 마중 나가겠느냐? 어떠냐, 네 녀석도 기쁘지?"
"이 아이가 내 아들, 강염이다!"
......
"빨리..." 바람이 또다시 세차게 재촉하자, 그는 지난 일들을 집어삼키고 앞으로 검을 내뻗었다.
새해를 앞두고 막 얻은 그 검, 왕청이 명장에게 부탁해 단조한 서늘한 빛이 서린 훌륭한 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