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자리한 봉룡은 동쪽을 향하였고, 스승과 제자들은 거문고를 타며 푸른 숲을 지키고 있다. 봉룡산 동쪽 기슭은 비록 오를 길이 없으나 지킬 만한 숲이 있다. 산 아래를 지나 올려다보아도 웅장한 서…
산에 자리한 봉룡은 동쪽을 향하였고, 스승과 제자들은 거문고를 타며 푸른 숲을 지키고 있다.
봉룡산 동쪽 기슭은 비록 오를 길이 없으나 지킬 만한 숲이 있다. 산 아래를 지나 올려다보아도 웅장한 서원은 보이지 않고, 고개를 숙이면 빽빽한 나무 그림자만 눈에 들어온다. 숲 사이로 나뭇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는 마치 용의 울음소리 같고, 울창한 수풀이 전각들을 감싸안고 있어 '용수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허나 어느 때부터인지 철기병이 갑자기 들이닥쳐 봉화와 전쟁이 이 땅을 휩쓸었다. 지난날의 산림은 전화에 불타 모두 잿더미가 되었고 거문고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으며, 용마저도 침묵 속에 고개를 떨구었다. 보호를 잃은 서원 산기슭에는 오직 꿈속의 봉룡의 옛터만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