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아우가 오랫동안 형님을 따랐으나, 스스로 재능이 부족하고 평범하여 큰일을 이룰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문진관 일 이후 형님께서 조정의 일에 뜻이 없어 세속을 떠난 줄 알고 형님과 함께 이곳…
못난 아우가 오랫동안 형님을 따랐으나, 스스로 재능이 부족하고 평범하여 큰일을 이룰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문진관 일 이후 형님께서 조정의 일에 뜻이 없어 세속을 떠난 줄 알고 형님과 함께 이곳에 머물며 무학에 전념하고 산수를 즐겼습니다.
그런데 형님의 뜻이 이리 강경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곳에 몇 달간 은거한 것은 승부를 가를 절세 초식을 얻어 적을 꺾기 위함이었군요. 그걸 모른 제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형님은 본디 큰기러기이고 저는 고작 제비에 불과한데, 어찌 큰 뜻을 알 수 있겠습니까?
더 이상 형님의 앞길을 막고 싶지 않아 이만 작별을 고합니다.
앞으로 갈 길이 산 높고 물이 멀어, 언제 다시 뵐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으나, 부디 모든 일에 늘 평안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