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백아는 마침내 세 번째 집에 문을 달았다. 머리에 먼지가 잔뜩 묻어 재채기가 터졌다. 왜 아버지와 어머니가 꼭 집을 세 채씩 지으라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집안의 십여 명 형제자매 모두 부모님에…
빙백아는 마침내 세 번째 집에 문을 달았다. 머리에 먼지가 잔뜩 묻어 재채기가 터졌다.
왜 아버지와 어머니가 꼭 집을 세 채씩 지으라고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집안의 십여 명 형제자매 모두 부모님에게 집 세 채를 지으라는 요구를 받았다.
잠자고 몸 뉘일 곳 하나면 충분한데. 집이 세 채에 자물쇠도 세 개라니. 그 뒤로 빙백아는 매일 오늘은 어느 집에 갈지 고민해야 했다.
다른 건 둘째 치고, 집마다 맞는 열쇠를 찾는 것만으로도 빙백아는 미쳐 버릴 지경이었다.
어느 날, 부모님이 형제자매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빙백아는 드디어 품었던 의문을 꺼냈다.
부모님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아주 오래전, 너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말이다."
"그때는 모두 집이 하나뿐이었어. 매일 드나들기도 자유롭고 편했지."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면 이제 '그런데 어느 날' 순서가 올 차례다. 빙백아는 긴장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어느 날, 산적 떼가 길을 따라 와서 대문을 밀어젖혔어. 집안의 모든 것을 빼앗겼단다."
"그, 그다음엔요?" 한 형제가 겁에 질려 물었다.
"당연히 다 사라졌지. 집은 무너지고, 재산은 없어지고."
"그래서 집을 세 채 짓는 건 살아남을 길을 남겨 두려는 거란다!" 부모님이 때맞춰 당부했다. "남들이 네가 어느 집에 있는지 모르게 해야만 목숨을 지킬 수 있어."
형제자매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빙백아는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정말 허술한 이야기네... 집을 세 채나 지으면 노리는 곳이 더 많아져서 손해가 더 크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