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텍스트

산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린 연은 어떤 재료가 바람을 타고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보겠다며 온종일 산을 오르내리곤 했다. 맑은 날이면 그저 품만 좀 더 들 뿐이었지만, 그…

산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린 연은 어떤 재료가 바람을 타고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보겠다며 온종일 산을 오르내리곤 했다. 맑은 날이면 그저 품만 좀 더 들 뿐이었지만, 그녀는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멈추는 법이 없었기에 미끄러운 산길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굴렀다. 청은 아이가 자라며 여기저기 부딪히는 건 흔한 일이라며 웃어넘겼지만, 아는 내심 마음이 아파 옷을 꿰매주는 척하며 몰래 무릎에 두꺼운 천을 몇 겹이나 덧대어 주었다. 준은 아예 연이 산으로 가는 길목을 막아섰다. 그러자 연은 꼬박꼬박 말대꾸하며 "기물이란 본래 풍파를 다 겪어 봐야 하는 법이니, 당연히 내가 직접 부딪히며 시험해 봐야 안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고집을 꺾지 못하고 돌아온 준은 반년 넘게 모은 연운통보로 이묵방에서 최고급 구리 덩어리를 구해왔고, 고서를 뒤져가며 다리 갑옷 한 쌍을 정성껏 벼려냈다. 연의 창가에 놓인 투박한 갑옷을 본 청은 솜씨가 너무 조잡하다며, 큰 틀부터 다시 손을 봐주었다. 다시 창가로 돌아온 갑옷을 본 아는 튼튼하긴 하지만 정교함이 부족하다며, 조각칼을 들어 우아한 무늬 몇 줄을 새겨 넣었다. 그렇게 완성된 다리 갑옷은 훌륭했고, 연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그녀는 창가에 놓인 갑옷을 내려 다리에 이리저리 대어 보다가 함 속에 소중히 간직했다. 그렇게 수년이 흘렀고, 세월의 흐름 속에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댓글

—
산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린 연은 어떤 재료가 바람을 타고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보겠다며 온종일 산을 오르내리곤 했다. 맑은 날이면 …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