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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아는 훈장이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모범생이었다. 수업 시간에는 늘 맨 앞자리에 앉아 등을 꼿꼿이 세웠고, 숙제는 언제나 가장 성실히 해왔으며 글씨는 단정하고 가지런했다. 하지만 설아에게는 친구가 …

설아는 훈장이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모범생이었다. 수업 시간에는 늘 맨 앞자리에 앉아 등을 꼿꼿이 세웠고, 숙제는 언제나 가장 성실히 해왔으며 글씨는 단정하고 가지런했다. 하지만 설아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아이들은 그녀와 놀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진지하고 재미없다고 했다.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내문에 들어가 대장인이 되기 위해 책을 더 읽고, 산경을 더 풀고, 도면을 더 외웠다. 다만... 다만 가끔 책에서 고개를 들 때면 묵성 바깥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어머니는 늘 바깥은 위험하다고 했다. 설아가 이만큼 자라도록 가장 멀리 간 곳은 어머니를 따라 옛터에 가서 아버지께 제사 지낸 것이 전부였다. 비석은 얼룩덜룩했고 바람이 불면 누군가 속삭이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작은 함들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읽어주었다. "이건 네 할아버지, 이건 네 큰아버지, 이건 네 아버지야... 아버지는 산을 나가 다리를 놓아주다가 돌아가셨단다." 설아는 어깨가 무겁게 느껴졌다. 그래서 훈장이 벽수운도에서 온 아이 둘이 있는데 설아가 데리고 놀아주라고 했을 때, 설아는 기뻤다. 설아는 속으로 '여자아이면 함께 목연을 만들고, 남자아이면 상현 서점의 최신 서책을 선물해 줄 것'을 이미 다 생각해 놓았다. 그런데 벽수운도에서 온 소솜과 소무는, 한 명은 목연 하나 맞추는 데 사흘이 걸렸고, 다른 한 명은 <천자문>을 접어 종이 까치를 만들어 휙 창밖으로 날리며 하하 웃어댔다. 설아는 속이 타서 말도 급해졌다. "너희 그러면 내문 시험에 못 붙어. 대장인이 못 되면 어떡해?" 소무는 종이 까치를 접으며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그럼 대장인 안 하면 되지. 우린 소년 삼걸이 될 거야!" "소년 삼걸?" 설아가 멈칫했다. "그게 뭔데?" "바로 우리 셋이지!" 소무가 손을 휘저었다. 종이 까치가 바람을 타고 날아올라 창밖으로 사라졌다. "남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이름을 떨치는 거야!" "그럼... 삼걸이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해?" 설아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소무도 막혀서 머리를 긁적였다. "소솜아, 소년 삼걸이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해?" 소솜은 질문을 듣고 느릿느릿 고개를 들었다. "아마... 아 선생님만큼 대단해지는 거?" 설아가 웃었다. "아 선생님이 누군데? 얼마나 대단한데? 거자보다도 대단해?" "지금 거자도 아 선생님 제자인데, 당연히 아 선생님이 더 대단하지." 소무가 눈을 깜빡였다. "또 허풍 치네. 안 믿어... 그럼 너희가 아 선생님 제자면서 어떻게 시험도 나보다 못 봐?" 설아가 고개를 저었다. "고작 시험쯤이야! 우린 그런 거 안 배워!" 소무가 벌떡 일어났다. "나랑 기관술 겨뤄볼 배짱 있어?" "왜 없겠어!" 설아는 내뱉듯 말했다가 완패했다. "아 선생님이 말씀하셨어. 책만 읽으면 죽은 공부라고. 앞으로 내가 기관술을 가르쳐 줄 테니 넌 나한테 글자를 가르쳐 줘." 소무가 코를 훔쳤다. ...... 설아는 기관 소 등에 앉아 저 멀리 묵성의 그림자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마치 아직 날아오르지 못한 목연 같았다. 그녀는 벽수운도에 가서 둘러보고 돌아와서 소년 삼걸이 될지 묵문 대장이 될지 정해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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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아는 훈장이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모범생이었다. 수업 시간에는 늘 맨 앞자리에 앉아 등을 꼿꼿이 세웠고, 숙제는 언제나 가장 성실히 해왔으며 글씨는 단정하고 가…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