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의 일이었는지 그녀는 기억해 낼 수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린 것처럼... 다만 운중군이라는 자신의 별호만 어렴풋이 기억할 뿐이었다. 그날 밤, 하늘을 관찰하던 그녀는 추성이 떨어질…
몇 년 전의 일이었는지 그녀는 기억해 낼 수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린 것처럼... 다만 운중군이라는 자신의 별호만 어렴풋이 기억할 뿐이었다.
그날 밤, 하늘을 관찰하던 그녀는 추성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간절히 기다렸지만 최근에 가을 날씨가 부쩍 추워진 데다, 고된 유람 생활로 인한 피로가 겹치면서 고열에 시달리고 말았다. 첨 씨는 그녀에게 푹 쉬라고 권했지만 그녀의 고집을 꺾진 못했다. 지금 못 보면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추성을 이대로 놓칠 순 없었다!
그녀가 고집을 부리며 앞서 걸어가자, 첨 씨가 이불과 온수병, 약탕기를 든 첨 씨가 뒤따랐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두 사람은 서로 몸을 맞댄 채 온기를 나눴다. 온기에 취해 잠이 들었던 그녀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멀리서 동이 트고 있었다. 첨 씨는 어느새 근처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있었다. 불 위에 올려둔 냄비 속에선 채소와 고기를 넣은 죽이 '보글보글' 끓으며 따뜻한 향기를 공기 중에 퍼뜨리고 있었다.
"어젯밤에 추성이 떨어졌나요?"
"그래. 하도 곤히 자서 깨워도 일어나지 않더군."
그 말에 그녀는 무척 아쉬웠다.
"대신 이걸 주웠지. 추성이 땅에 떨어지면 돌이 된다고 네가 그랬지?"
그녀는 첨 씨의 손에 들린 투명한 돌조각을 보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돌아가면 목걸이로 만들어 박아 주마. 늘 몸에 지니고 다니다가 손만 뻗으면 추성에 닿을 수 있게. 이제 추성을 보러 여기저기 뛰어다닐 필요도 없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