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살이 되던 해, 그녀는 스승 일행을 따라 무은곡을 떠나, 전설 속 기관의 성이라 불리는 불견산으로 유학을 떠났다. 묵산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녀는 산중의 정교한 장부 구조 기관술에 단숨에…
열아홉 살이 되던 해, 그녀는 스승 일행을 따라 무은곡을 떠나, 전설 속 기관의 성이라 불리는 불견산으로 유학을 떠났다.
묵산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녀는 산중의 정교한 장부 구조 기관술에 단숨에 사로잡혔다.
하늘을 나는 목연, 땅을 누비는 나무 사마귀, 시간을 알리는 의상기, 하늘 끝까지 이어진 하늘 밧줄... 그리고 천계 험로에는 별을 관측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까지 있었다.
고향을 떠나왔어도 별은 여전히 하늘 높이 떠 있었고, 고개만 들면 언제든 올려다볼 수 있었다.
무은곡 밖, 세상과 떨어진 불견산에도 산술을 탐구하고 끝없는 별하늘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녀는 그들과 함께 꽃잎 들판을 뒤덮은 꽃의 바다에서 밤을 지새우며 별을 관측했다. 새롭게 깨달은 이치를 별을 올려다보는 모든 사람과 나누는 일은 무엇보다 즐거웠다.
유학 기간이 끝나자 함께 왔던 동문들은 모두 무은곡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녀는 측량에 빠져 불견산에 남아 산술과 관성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곳에서 많은 동료를 사귀었고 그녀의 가르침을 받아 스승이라 부르는 이도 있었다. 그 후 이곳에서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별이라는 것은, 눈에는 보여도 손에는 닿지 않는다. 닿을 수 없는 것을 왜 그토록 쫓으려 했을까. 바람을 타고 별을 향해 날아가는 사람들처럼 그녀 역시 늘 닿지 못했다.
그래도 사람이라는 존재는 참 이상하다. 닿을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한 걸음 더 달려 보고, 발끝을 한 번 더 세워 보게 된다. 이제 늙어서 길마저 자주 잊어버리면서도 무심코 집 밖으로 나서는 이유도 여전했다. 별을 쫓으러였다.
정말 한 번도 닿지 못했던 걸까?
그녀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거칠고 메마른 손에는 조그마하고 보드라운 손 하나가 꼭 쥐어져 있었다. 곁에서는 어린 아이가 재잘재잘 쉬지 않고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어디 가는 길이었더라? 아, 맞다. 집으로 가는 길이구나.
월록아, 우리 예쁜 월록이. 이 할미의 귀여운 월록이.
"월록아, 네가 어릴 적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때 우리가 어떻게 달래 줬는지 기억나니?"
"별이요?"
"그래, 맞아! 할머니도 어렸을 때 별 낚싯대가 있었단다. 너도 하나 있었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진짜 별은 닿을 수 없단다."
"별은 닿을 수 없는 게 아니에요. 할머니가 또 깜빡하셨네요. 이야기 책에 나오잖아요? 운중군이 별을 따서 사람들에게 나눠줘서 모두가 자신의 별을 갖게 됐다고요. 할머니가 못 믿으시면 제가 할머니께 별을 엄청 많이 드릴게요."
월록이는 또 집 안 가득 '별'을 만들어 놓았을까. 이번엔 이십팔수일까, 아니면 북두칠성이려나.
하지만 이번만큼은 월록이의 말이 맞았다. 그녀는 평생 많은 별을 가졌다.
그녀는 월록의 작은 손을 꼭 쥐었다. 지금 자신의 손안에 있는 이 아이야말로, 바로 할머니의 가장 눈부신 별이었다.
정말 별에 닿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