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추가 지하에서 데리고 나왔을 때, 소육은 웃고 있었고, 소칠은 울고 있었으며, 소팔은 무표정였다. 설추의 눈속임은 아버지의 체면을 지켜줬고, 세 아이의 목숨도 살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더 이상 허…
설추가 지하에서 데리고 나왔을 때, 소육은 웃고 있었고, 소칠은 울고 있었으며, 소팔은 무표정였다.
설추의 눈속임은 아버지의 체면을 지켜줬고, 세 아이의 목숨도 살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더 이상 허점을 드러낸 무기를 곁에 두지 않았다.
세 아이가 나란히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떨고 있을 때 설추가 해진 헝겊 주머니를 들고 들이닥쳤다.
그는 1년 치 술값으로 그들의 자유를 샀다.
'우린 갈 데가 없어요.' 소칠이 흐느꼈다.
'아저씨를 따라가고 싶어요.' 소육이 아첨하듯 웃었다.
'우리가 아저씨의 가장 날카로운 칼이 될 수 있어요.' 소팔이 진지하게 말했다.
설추는 그들을 훑어봤다. 겨우 여덟, 아홉 살짜리 여자애들. 이름도 대충 지은 듯하고, 옷은 다 해지고 온몸이 멀쩡한 데가 없었다.
'그래, 따라와도 돼. 마침 나도 큰일 하나 꾸미고 있으니...'
그날은 새해였다. 그들의 뒤쪽 어딘가에서 폭죽이 터지고, 사람들의 축복 소리가 이어졌다. 설추는 손에 든 빈 헝겊 주머니를 빙글 돌리며 말했다.
'먼저 좋은 기운을 부르는 이름으로 바꾸자. 복이, 록이, 옥이... 마음에 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