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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 서쪽에 자리한 이 승평루는 보기 드물게도 운치 있는 곳이다. 탁 트인 정원 안으로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만들었으며, 연못 위에는 정자와 누각이 고루 갖춰져 있다. 한가운데에는 널찍한 무대를 마…

황성 서쪽에 자리한 이 승평루는 보기 드물게도 운치 있는 곳이다. 탁 트인 정원 안으로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만들었으며, 연못 위에는 정자와 누각이 고루 갖춰져 있다. 한가운데에는 널찍한 무대를 마련해 가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원래 승평루는 연회를 베푸는 곳으로, 명헌태후가 살아 계시던 시절에는 이곳에서 풍악을 감상하고 극을 보며 즐겼다고 한다. 또한 가족 연회를 열어 황제와 그 형제들이 다 함께 모였으니, 황궁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곳이기도 했다. 두 형제는 종종 연회에서 활쏘기 겨루기를 벌이며, 태후를 기쁘게 해드리는 효도를 다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검소함을 중시하여 연회가 줄어들었으니, 이 누각 또한 한결 한산해졌다. 그래도 악공과 예인들이 이곳에서 여유롭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나름대로 편안한 삶인 듯하다. 내게 시찰 임무만 없었더라면, 이곳에서 술에 취해 하룻밤 늘어지게 누워 있어도 좋았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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