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몹시 고팠던 남자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부두의 연회까지 갔다. 누군가는 생선을 굽고, 누군가는 면을 삶고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비취색 면발의 향기에 홀려, 자신이 불길 속으로 발을 들이는 줄…
배가 몹시 고팠던 남자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부두의 연회까지 갔다. 누군가는 생선을 굽고, 누군가는 면을 삶고 있었다. 난생처음 보는 비취색 면발의 향기에 홀려, 자신이 불길 속으로 발을 들이는 줄도 모른 채 다가갔다. 그때 알아들을 수 없는 함성을 지르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거란족이라 불리는 자들이었다.
공포에 질려 구석에 웅크린 그의 손에서 훔쳐온 반 조각의 만두가 바닥에 떨어졌다. 당장이라도 줍고 싶었으나 감히 움직이지 못한 채, 사람들 발치에 이리저리 차이는 만두만을 눈으로 쫓았다.
처음 만두를 찬 사람은 한 중년 남자와 젊은 남자였다. 두 사람은 허둥대며 한 여인을 방안에 가뒀다. 여인은 목소리도 크고 힘도 셌다. 그러는 사이 만두가 멀리 굴러갔다.
두 번째로 만두를 찬 건 면을 만들던 요리사였다. 그녀는 연신 '수생'을 부르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는데, 그 눈빛은 만두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과 똑같이 간절했다.
그러다 만두는 한 낭자의 발치로 굴러갔다. 낭자는 겁에 질린 부인 앞을 막아섰고, 그 피가 튀며 하얗던 만두가 붉게 변했다.
붉어진 만두는 멈추지 않고 구르고 굴러 세 구의 시신 아래에 멈춰 섰다. 함께 목숨을 잃은 어느 부모와 딸이었다. 죽은 낭자의 몸 아래에는 작은 등유 상자 하나가 깔려 있었다.
그는 만두를 되찾고 싶었다. '아무도 날 못 보겠지'라고 생각하며 만두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순간 거란인의 칼날이 그의 머리 위로 치솟았고, 반 조각의 붉은 만두는 발길질에 채여 부두 아래 강물 속으로 영영 사라졌다. 그는 이제 평생 만두를 먹지 못할 것임을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