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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은 상기 기사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로든 보내질 수 있다. 승평루로 보내졌을 때도, 명기는 새로운 말판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녀는 그 정자에서 누군가 두고 간 말판을 보았다. 반복되고 기나긴 궁녀…

졸은 상기 기사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로든 보내질 수 있다. 승평루로 보내졌을 때도, 명기는 새로운 말판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녀는 그 정자에서 누군가 두고 간 말판을 보았다. 반복되고 기나긴 궁녀의 일상에서, 자신이 상기 기사가 될 거라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녀는 상기에 쉽게 빠져들었고, 고모는 명기가 맡은 일을 다 하면 몰래 상기를 두는 것을 눈감아 주었다. 궁정 밖에서는 왕조가 바뀌지만, 붉은 궁벽 안에서는 오직 상기를 두는 사람만이 바뀐다. 여관, 문신, 낭자... 언젠가 명기도, 졸의 몸으로 장병을 잡을 수 있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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