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는 아주 빨리 달리는 작은 고양이였다. 하지만 고양이가 빨리 달린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산기슭에서 산꼭대기까지, 장안에서 량주까지 달릴 수 있었지만, 덥수룩한 수염의 남자가 머리를 쓰다듬…
아사는 아주 빨리 달리는 작은 고양이였다. 하지만 고양이가 빨리 달린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산기슭에서 산꼭대기까지, 장안에서 량주까지 달릴 수 있었지만, 덥수룩한 수염의 남자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떠나보낸 뒤로는 다시는 그의 곁으로 달려갈 수 없었다.
녀석은 더 이상 빠른 고양이가 아니었다. 하루 종일 꼼짝도 하지 않는 고양이가 되었다.
안일비가 고양이를 품에 안고 책을 넘기기를 반복했다. 한 권, 또 한 권. 안일비가 녀석에게 '부동'이라는 이름을 붙이려던 찰나, 녀석이 앞발이 '병사방계'라는 글자 위에 살며시 매화 한 송이 같은 발자국을 남겼다.
"사방? 소방?"
안일비는 녀석의 반응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불러 보았다.
"아사?"
꼼짝도 하지 않던 작은 고양이가 살며시 야옹 하고 울었다. 안일비는 아사의 배에 얼굴을 파묻고 숨을 들이켰다.
"아사, 좋네! 아사, 아사, 버림이 있으면 얻음도 있는 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