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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 이 년, 사월 초하루 산으로 돌아왔다. 몇 년 만에 와 보니 예전 거처는 이미 제자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관산월 사형에게 백여 일간 신세를 지게 됐다. 이 은혜는 꼭 기억해 둬야…

동광 이 년, 사월 초하루 산으로 돌아왔다. 몇 년 만에 와 보니 예전 거처는 이미 제자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관산월 사형에게 백여 일간 신세를 지게 됐다. 이 은혜는 꼭 기억해 둬야겠다. 동광 삼 년, 팔월 보름 산으로 돌아왔다. 관산월 사형이 혼례를 치르는 중이라 더 머무르기 어려웠는데, 다행히 자안 사형이 거두어 주었다. 사형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만 음정이 영 맞지 않는다. 더 못 버티고 열흘 만에 나왔다. 그래도 은혜는 꼭 기억해 둬야겠다. 장흥 원년, 구월 초아흐레 산으로 돌아왔다. 천금 사제의 거처에 머물게 됐다. 정이 깊은 친구라 하나뿐인 침상에서 둘이 함께 잤다. 이 반쪽 침상의 은혜는... 꼭 기억해 둬야겠다. 장흥 이 년, 사월 초하루 산으로 돌아왔다. 정익 사저가 거처 한 채를 내주었다. 사저의 은혜도 기억해 둬야겠다. 장흥 삼 년, 오월 초닷새 산으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질수록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하다. 옛터를 지나다가 살기에 꽤 괜찮아 보이는 석굴 하나를 발견했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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