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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주에서 안유리가 누구냐고 물으면 아는 이가 드물겠지만, 곡예단의 '신선 밧줄'이라 하면 모두가 '아~'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신선 밧줄'은 곡예단의 버팀목 중 하나로, 평소 주로 공중 줄타…

량주에서 안유리가 누구냐고 물으면 아는 이가 드물겠지만, 곡예단의 '신선 밧줄'이라 하면 모두가 '아~'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신선 밧줄'은 곡예단의 버팀목 중 하나로, 평소 주로 공중 줄타기 공연을 한다. 줄타기 자체는 그리 특별한 재주가 아니지만, 신선 밧줄은 빼어난 외모에 입담도 좋은 데다, 날렵한 몸놀림과 신통력이 있다는 소문까지 더해졌다. 그러니 량주 여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신선 밧줄이 바람둥이인 건 아니다. 그는 아직 나이가 어려 사랑이 뭔지도 잘 모르고, 미인과의 만남보다는 비견 장군을 잡는 일이 더 중요한 아이 같은 심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물론 신선 밧줄에게 추파를 던진 여인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늘 황당한 결말로 끝나고는 했다. 그래서 신선 밧줄이 또 조씨 저택에 가기 위해 몰래 빠져나가려 하자, 제갈하가 그를 막아섰다. "대체 무슨 일인 게냐?" 신선 밧줄이 시선을 피하며 답했다. "아무 일도 아니야. 그냥 놀러 가는 거야." 제갈하는 신선 밧줄이 등에 멘 곡예 도구를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것들은 왜 들고 가는 게냐?" "왜긴 왜겠어? 곡예하려고 그러지." "아~" 제갈하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달 따기 공연이로군... 무슨 속셈이냐?" "내가 무슨 속셈이 있겠어..." "흥, 정말 아무 뜻도 없는 게 좋을 게다. 아니면 재미없을 줄 알아." "이 영감탱이! 재미없게 진짜!" 신선 밧줄은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다. 제갈하는 폴짝거리며 멀어지는 안유리를 바라봤다. 그녀의 허리에는 튼튼한 붉은 끈이 매여 있었다. 자신 있는 공연을 펼칠 때마다 함께해 온 오랜 친구, 신선 밧줄이었다. 저 같은 자들의 목숨은 너무나도 하찮아서, 하늘조차 거들떠보지 않는다. 쥐도 새도 모르게 태어나, 또 소리 소문 없이 죽는 목숨들. 한 번의 추락, 한 번의 찬바람, 마음에 품은 이를 쫓아 달리는 그 한 번조차 그들에겐 죽음의 이유가 된다. 유리는 참 착한 아이다. 지금 아이는 흔들거리는 밧줄 위에서 신나게 재주넘기를 하며, 자신이 살얼음판을 걷는 줄도 모르고 있다. 만약 세상에 정말 신선이나 부처, 혹은 하느님이 있다면, 저 아이가 떨어질 때 하늘까지 곧게 이어진 신선 밧줄을 내려 목숨을 구해주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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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주에서 안유리가 누구냐고 물으면 아는 이가 드물겠지만, 곡예단의 '신선 밧줄'이라 하면 모두가 '아~'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신선 밧줄'은 곡예단의 버팀…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