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도는 처음 문하에 들어왔을 때 기관을 깨우치는 데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딘 편이었다. 스승께 누를 끼칠까 두려워 늘 등잔 하나와 목연 하나를 두고 천명이 밝을 때까지 공부했다. 어둠 속의 노력을…
소원도는 처음 문하에 들어왔을 때 기관을 깨우치는 데 다른 이들보다 훨씬 더딘 편이었다. 스승께 누를 끼칠까 두려워 늘 등잔 하나와 목연 하나를 두고 천명이 밝을 때까지 공부했다.
어둠 속의 노력을 선배들이 눈여겨보았지만 아무도 그의 우둔함을 비웃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 일부러 그를 곁에 데리고 다니며 수시로 그가 마주한 어려움을 풀어주었다.
그때 그는 묵산도의 이치란 원래 책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묵가인들의 솔선수범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묵조께서 말만 앞세우고 행함이 더디면 아무리 변론을 잘해도 듣지 않을 것이며, 힘을 다하고도 공을 자랑하면 아무리 수고해도 도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또 그러므로 군자는 힘써 일하면 날로 강해지고 원하는 바가 날로 늘어나며 뜻이 날로 왕성해진다고 말씀하셨다.
소원도 역시 선배들을 따라 이러한 이치를 하나하나 서책에 기록하고 또 하나하나 실천했다. 늘 빠르게 걷지는 못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단단히 내디뎠다.
나중에 그가 문규를 관리하며 상벌을 내릴 때 문중의 위아래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이가 없었고 산 안은 일사불란했다. 설령 스승 필이 연구에 몰두하다 수업 시간을 놓쳐도 소원도는 마찬가지로 엄정하게 봉급을 차감했다. 다만 다음 날이 되면 스승이 좋아하는 꿀에 절인 금귤을 가지고 찾아가 사죄했다. 사사로움이 공무를 해치지 않고 공무가 사사로움을 해치지 않았다. 필은 벌을 받고도 마음으로 수긍하고 답답한 마음조차 생기지 않아 '문하에 군자 한 사람을 얻었으니 나의 제자가 규범이 될 수 있구나'라며 절로 감탄했다.
여러 사제들이 입문한 후 대부분 이 대사형 곁에서 자랐다. 소원도는 좀처럼 무슨 가르침이나 훈계를 하는 일이 없었지만 사제들 마음속에서 위망이 매우 컸다. 사매와 오사제는 성격이 고집스러워 스승과 다툴 때가 많았는데 소원도가 도착하면 무례한 쪽이 스스로 깨닫고 자진해서 물러났다.
옛날의 후배가 오늘날 믿음직한 선배가 되어 몸소 행하며 또 묵가의 이치를 후배에게 전했다.
다만 소원도는 늘 생각했다. 이사제는 한 번 보면 잊지 않고, 삼사매는 지성이 강인하며, 사사매는 박식하고, 오사제는 가슴에 구름과 골짜기를 품고 있으니 그들은 모두 자신보다 천자가 더 뛰어나다. 이렇게 훌륭한 사제들이 모두 전란 때문에 자랄 기회조차 얻지 못할 뻔했다. 이 넓은 천하에 사제들처럼 영재로 자랄 수 있었을 이들 중 자신과 같은 성장의 기회를 얻지 못한 이가 얼마나 많을까?
묵문은 훌륭하다. 하지만 묵문은 정말 너무 작다.
'조정에 변동이 있으니 북쪽 땅에 우환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산 밖의 정탐 보고가 장로들의 손에 전달되었을 때 장로들은 침묵했다. 중도교 전투 이후 거란이 수년간 침입하며 산 밖의 제자들이 거의 전멸했고 이 두 해 동안 산중이 겨우 기색을 되찾았다. 같은 당에 있던 소원도는 알고 있었다. 군사의 변화는 단지 조석지간에 일어난다는 것을. 한바탕 전화가 또 얼마나 많은 아이들에게 자랄 기회를 빼앗을지 그는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군자는 종이 아니지만 치지 않아도 울린다. 머리를 갈고 발꿈치를 닳게 하여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이라면 행한다.
말고삐를 잡고 돌아볼 때 그는 이번 하산은 이제부터 장로의 고제가 아니라 묵문의 역도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묵성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여전히 빛이 빛났다. 언젠가 천하가 모두 묵문과 같아진다면 자신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셈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