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소평은 정연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바보였지만, 정연은 바보는 아니었지만 바보보다 더 이상했다. 오늘도 한 바보가 멍청한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나무도 보고 강도 보는데,…
임소평은 정연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바보였지만, 정연은 바보는 아니었지만 바보보다 더 이상했다.
오늘도 한 바보가 멍청한 질문을 던졌다.
"우리는 나무도 보고 강도 보는데, 장님은 눈앞이 깜깜하잖아. 그럼 뭘 볼 수 있는 거야?"
임소평은 그 질문을 한 아이를 쳐다보고는 다시 정연을 보았다.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장님 말이야? 장님은 아무것도 못 보지."
"나는 볼 수 있어!"
"장님이 또 거짓말하네! 장님이 뭘 볼 수 있는데?"
"나, 나는 볼 수 있어. 나는... 볼 수 있다고..."
"꿈을 봐!"
"사람들은 잘 때 눈을 감고 꿈을 꾸잖아. 내가 물어봤는데, 그때는 모두 눈앞이 깜깜하대. 하지만 그 사람들은 그냥... 꿈을 꾸는 거래."
임소평은 잠시 멍해졌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습관처럼 큰 소리로 웃었다.
"장님이 꿈을 꾼대, 장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어머니가 등을 한 대 후려치고는 병아리처럼 그를 들어 올렸다.
정연은 그가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아까보다 더 높은 곳에서 들리는 것을 들었다.
임소평의 어머니는 왼손으로 아들을 들고, 오른손으로 정연의 손을 잡은 채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재빨리 무슨 일로 싸웠는지 물었고, 임소평이 한참 설명했지만, 그녀가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그녀는 아란의 말이 맞고,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은 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꿈이야!"
"그래, 그래. 아란은 꿈을 볼 수 있단다."
그리하여 아란은 평생 꿈속에서 살게 되었다.
그게 뭐 어떠랴.
그녀가 평생 아름다운 꿈속에서 살 수만 있다면, 누군가 그녀를 평생 아름다운 꿈속에서 살게 해줄 수만 있다면, 세상에는 분명 아름다운 꿈속에서 사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란은 착한 아이였으니, 아름다운 꿈속에서 살아도 괜찮았다.
하지만 아란에게도 꿈이 있었다.
이 거리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아란은 어른이 되면,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의 앞에 서고 싶었다.
하지만 점쟁이 도사들은 꿈과 현실은 늘 반대라고 말했다.
하지만 괜찮아, 아란.
만약 이 세상이 끝없이 반복되는 이야기라면, 꿈과 현실은 어쩌면 같은 종착점을 가질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