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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는 기다리는 이 하나 없고, 갈대꽃만 부질없이 하얗게 세어 가도다." 이곳은 본래 호타강 가에 자리한 이름 없는 모래섬이었으나, 강 가운데 갈대꽃이 만발한 여러 모래섬을 바라볼 수 있어 그 …

"물가에는 기다리는 이 하나 없고, 갈대꽃만 부질없이 하얗게 세어 가도다." 이곳은 본래 호타강 가에 자리한 이름 없는 모래섬이었으나, 강 가운데 갈대꽃이 만발한 여러 모래섬을 바라볼 수 있어 그 이름을 얻었다. 세간에 전해지기를 한 사내가 관의 부름을 받아 길을 떠나며 갈대꽃이 만발하면 반드시 돌아오리라 아내와 약속하였다고 한다. 허나 계절이 바뀌어도 여인은 날마다 물가에 서서 먼 하늘 끝을 바라보았으되, 끝내 돌아오는 이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이윽고 그 여인마저 자취를 감추니 시골 사람들은 그 혼백이 이미 흩날리는 솜꽃이 되어 갈대꽃 사이로 스며들었다고 한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바람이 갈대꽃을 스치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물가에는 이미 기다리는 이 없건만, 가득한 갈대꽃은 이 난세에 헤어진 모든 이들을 대신하여 조용히 머리를 희게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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