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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병환에 시달려, 명운이 다하였다. 하늘도 나를 구하지 못하니, 남은 것은 풀리지 않은 세 가지 물음뿐이다. 첫째는 가족에게 묻는다. 그대는 어릴 적 병법과 검술을 논하며 무경을 익혔고, 손무와…

오랜 병환에 시달려, 명운이 다하였다. 하늘도 나를 구하지 못하니, 남은 것은 풀리지 않은 세 가지 물음뿐이다. 첫째는 가족에게 묻는다. 그대는 어릴 적 병법과 검술을 논하며 무경을 익혔고, 손무와 백기의 뜻을 깨달았으며, 군략의 핵심을 꿰뚫었다. 젊은 시절에는 형혹성을 보고 기세가 쇠한 것을 보고, 토번의 운이 다했음을 알았다. 나라로 돌아가겠다는 맹세 또한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함통 8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대는 조정으로 향했으나 끝내 타향에 묻혔다. 사람을 시켜 소식을 물었으나 돌아온 말은 단 한마디였다. 때는 있었으나 타고난 목숨이 따르지 못해, 결국 화를 입고 말았다는 것. ...오늘의 일을 미리 아셨다면, 그대 역시 가만히 손 놓고 있었을까? 둘째는 군주에게 묻는다. 우리 마음에는 늘 대당이 있었고 대당이 곧 우리의 마음이었거늘, 어찌 우리 속마음을 보지 못하시고, 우리의 충정을 알아주지 않으시는가. 오늘 이 목숨이 다하는 순간에도, 나는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을 한스럽게 여긴다. 하늘의 때는 나를 막고, 사람들의 뜻은 나를 저지하며, 칼과 창은 나를 겨눈다. 우리를 죽이려 드는 자들이, 어찌 끝내 같은 핏줄이란 말인가? 셋째는 나 자신에게 묻는다. 삶의 끝에서, 오호는 나를 삼키고, 소인배는 나를 끊어 놓았으며, 대당은 나를 버렸다. 내 삶을 돌아보건대, 내가 무슨 죄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알 수 없다. (여기서 붓을 멈추고, 끝까지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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