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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유골이 눈앞에 드러나는 순간, 강외의 두 손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삽 끝이 누나를 다치게 할까 두려웠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아직은, 두 손이 남아 있었으니까. "서두르지 마세요. 다치…

누나의 유골이 눈앞에 드러나는 순간, 강외의 두 손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삽 끝이 누나를 다치게 할까 두려웠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아직은, 두 손이 남아 있었으니까. "서두르지 마세요. 다치면 안 돼요." 곁에 있던 여인이 그를 막아섰다. 차가운 그녀의 손바닥이 그의 손등 위에 겹쳤다. 빗속의 밤, 그 손길의 온기가 뜻밖의 따스함이 되어 스며들었다. 강외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여인은 얼마 전 명혼식에서 그가 구해낸 이였다. 누나의 복수를 위해, 배후의 망령 중매인을 찾기 위해 수년간 수차례 신부로 변장하며 많은 여인을 구해냈다. 그리고 이 여인은 어딘가 누나를 닮은 눈매를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함께 가겠다'라고 말했을 때, 강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의 여정 내내, 그녀는 곁에 있었다. 장대비 속에 우산을 들어주고, 눈보라 속 무모한 발걸음을 막아주며, 방황하는 순간엔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었고, 감정이 무너질 땐 조용히 옷자락을 붙들어 주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강외의 위태로운 정신은, 어쩌면 진작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이 길 끝까지,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그는 다시 흙 한 줌을 두 손에 떠올리며 말했다. "누나를 바닷가에 모신 뒤, 곧장 당신을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 하얀 뼈들이 눈에 들어왔다. 강외의 움직임이 얼어붙었다. 그의 얼굴엔 울면서 웃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누나가 바라던 자유... 이번엔, 내가 꼭 줘야해요."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기름우산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만 들렸다. 강외는 고개를 돌렸다. 등 뒤는 텅 비어 있었고, 천지는 고요했다. 그 순간, 극심한 통증이 그를 덮쳤다. 과거의 장면들이 파편처럼 스쳐 지나가고, 산산이 부서졌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없었다. 이 길 위를 함께 걸은 이는 없었다. 진흙탕 속, 뒤틀린 피투성이의 길 위를 걸어온 자는... 오직 강외 혼자였다. 그는 누나 곁에 조용히 몸을 웅크리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장대비를 올려다보았다. 만약 그 모든 동행과 따스함이 거짓이었다면-- 이 세상에서 진짜라 할 수 있는 건, 도대체 무엇일까. 그가 구해냈다 믿었던 이들, 그의 칼에 쓰러진 자들, 그가 보아온 것들, 겪어온 모든 것들조차...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상상이었던 건 아닐까. 강외는 눈을 감았다. 숨을 고른 뒤... 희미하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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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유골이 눈앞에 드러나는 순간, 강외의 두 손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삽 끝이 누나를 다치게 할까 두려웠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아직은, 두 손이 남아 …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