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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당주님께: 집을 떠난 지 벌써 며칠이 되었습니다. 여정이 고단하긴 해도 붓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놈의 바람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귓가에 징과 북소리가 울리고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이…

소당주님께: 집을 떠난 지 벌써 며칠이 되었습니다. 여정이 고단하긴 해도 붓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놈의 바람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귓가에 징과 북소리가 울리고 머릿속은 온통 뒤죽박죽이었습니다. 며칠째 제대로 된 글 하나 나오지 않아 결국 작은 배에 누워 마음 가는 대로 몸을 맡겼더니, 뜻밖에도 무릉도원에 들어섰는데 알아보니 이곳이 바로 전설 속의 묵문이 있는 곳, '불견산' 본산이었습니다. 산세가 청아하기에 자연의 정취를 빌려 마음을 가라앉히면 영감이 떠오를까 싶어 산책을 좀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여기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고 '불안 위에 더 큰 불안'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잔도 옆과 바위 아래에 한숨을 쉬는 묵문 제자들이 제법 많이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손에 든 종이가 거의 구겨질 지경이었고 멍하니 "내일 마감 내일 걱정, 오늘 제출엔 내 목숨뿐"이라고 중얼거렸습니다. 또 몇몇은 점괘 하나를 돌려보고 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제가 받아 들게 되었습니다. 그 점괘를 보니 글쎄 "이 점괘를 돌리면 내일 시험 낙제 면함"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하하! 다들 저렇게 머리를 쥐어뜯는 걸 보니 내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습니다. 이 좋은 곳에서 며칠 더 머물 생각입니다. 소당주님께서 만약 시간이 나신다면 이곳에도 한번 오셔서 이 깊은 산속의 색다른 경치를 구경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마감을 쫓고 있는 윤현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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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당주님께: 집을 떠난 지 벌써 며칠이 되었습니다. 여정이 고단하긴 해도 붓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놈의 바람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귓가에 징과 북소…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