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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슭에서는 꿩알을 주울 수 있고, 얕은 물에 걸린 물고기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책이 자라난 강기슭은 아분도 처음 보았다. 이 책은 물에 젖어 불을 붙일 수가 없다. 이 책은 너무 얇아 배를 …

강기슭에서는 꿩알을 주울 수 있고, 얕은 물에 걸린 물고기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책이 자라난 강기슭은 아분도 처음 보았다. 이 책은 물에 젖어 불을 붙일 수가 없다. 이 책은 너무 얇아 배를 채울 수도 없다. ...... 아분이 고개를 저으며 그것들을 몽땅 강물에 던져버리려던 찰나, 갈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또 오랑캐인가? 아니면 패잔병인가? 아분은 급한 마음에 두툼한 책 한 권을 집어 들고 언제든 내던질 준비를 했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고, 한 걸음씩 멈칫하며 걷다 서다를 반복했다. 아분은 책을 치켜든 채 숨을 죽이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사람이 갈대 장막을 헤치고 모습을 드러냈다. "두려워하지 마라! 얘야, 네 손에 든 그 책을 내게 보여줄 수 있겠느냐?" 가까이 다가온 사람은 보아하니 다리를 절고 있었고, 걸음걸이도 몹시 불편해 보였으며, 품속에는 아분의 손에 든 것과 비슷해 보이는 책을 한 보따리 안고 있었다. "이 책이... 돈이 되나요?" 아분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팔 수는 없단다." 그 사람이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이것들을 남겨두어야 해. 남겨두면 이것들이야말로 가장 귀한 것이 된단다." 아분은 "귀하다"는 두 글자만 알아들었다. 이 책 줍는 장사는 해볼 만한 것 같으니, 나도 해봐야겠어! 크고 작은 두 그림자가 그렇게 강기슭을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한 사람은 책을 줍고 한 사람은 책을 닦았다. 두 사람 모두 얼굴은 얼룩덜룩해져서 알아볼 수 없었지만, 그 책들만큼은 오히려 아주 깨끗해 마치 하늘의 둥근 달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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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슭에서는 꿩알을 주울 수 있고, 얕은 물에 걸린 물고기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책이 자라난 강기슭은 아분도 처음 보았다. 이 책은 물에 젖어 불을 붙일 수…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