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 년 넘게 벼슬길에 있으면서 삶의 질곡과 바람 잘 날 없는 벼슬길이 모두 지켜봤다. 한때 자칭 청렴결백한 학자라고 떠들던 서생들은 일찌감치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난 너른 마음으로 승승장구했…
삼십 년 넘게 벼슬길에 있으면서 삶의 질곡과 바람 잘 날 없는 벼슬길이 모두 지켜봤다. 한때 자칭 청렴결백한 학자라고 떠들던 서생들은 일찌감치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난 너른 마음으로 승승장구했다.
내 삶의 여정을 담은 이 책을 보고 성실하게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도가 유망하니 분명 승승장구할 것이다!
첫째, 말의 힘은 사람마다 다르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확정 지어서 말하지 말고 여지를 남겨야 한다.
두 개의 파벌이 싸울 때는 '저마다 사정이 있다'는 말을 꺼낸 뒤, 각 파에 상대가 매정하다, 상대가 까다롭게 군다는 말을 남몰래 건네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빌미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승부가 나기를 기다렸다가 어느 쪽이 권력을 잡든 자연스레 그들과 어울릴 수 있다.
주석: ......
둘째, 사소한 일에는 관대하고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의 기준이 명확히 해야 한다.
다스릴 때는 큰 틀 안에서 지켜야 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가령 아랫 사람이 대수롭지 않은 특혜를 받도록 내버려뒀는데, 상관이 시찰에 나서면 크게 놀라선 가슴을 치며 발을 구리며 난리를 친다. '소인이 무능하여 아랫것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곤 자신을 '꾸짖으며' 별 볼 일 없는 아랫것들을 잡아들인 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벌을 내린다. 상관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싶으면 그 기회를 틈타 환심을 사려 한다. ' 대인의 혜안 덕분에 부패한 관리의 악행이 발각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상관의 권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기반도 지킬 수 있다. 줄기와 잎을 다듬는다고 해서 뿌리가 상하는 것이 아니라 되레 줄기가 더욱 곧게 뻗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주석: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셋째, 이익을 추구하고 손해를 피하며, 자신의 자리를 보존해야 한다.
공이 있으면 재빨리 내세우고, 잘못이 있으면 남에게 책임을 전가해라.
일을 그르쳐 질책을 받으면 일단 후회하는 척하다가 눈물을 닦으며 흐느끼는 것이다.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라고 말한 뒤 자신의 잘못은 입에 올리지 않고 은근슬쩍 남을 탓하면 된다. 이리 하면 남이 대신 책임을 지게 된다.
넷째, 뇌물을 잘 쓰면 깨끗한 평판을 쌓는 데 도움이 되고,
돈과 비단을 받으면 반드시 고상한 척해야 한다.
상인이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서예와 그림'을 선물하면 '마땅히 대중으로 위해 받아두겠다'고 선언하고, 부유한 귀족이 '귀중한 서책'을 선물하면 '잠시 맡아두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 묻더라도 서가에는 '대신 맡아두고 있는 물건'이 가득 할 테니 재능을 알아보는 평판을 듣게 될 것이다.
주석: 그런 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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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총 72가지 사항을 살펴보았는데, 한 마디 한 마디에 진심이 담겨 있고, 문장 하나하나가 귀한 격언 같다.
길고 복잡해 보이지만 결론적으로 벼슬길은 '눈치'라는 두 글자로 요약된다. 산을 옮길 힘도 없고, 만 명의 적을 상대할 용기도 없는데 '눈치'마저 챙기지 않는다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벼슬길에서 어찌 출세할 수 있겠는가?
주석: 이게 꾸준히 승진하고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비결인가?
이렇게 하면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고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손에 넣을 수 있는 건가?
만약 산과 강을 쪼개고 가를 힘이 있다면 또 어떻게 됐을까?
조정에서 가장 높은 벼슬 자리에 오른다면 내 아이의 뿌리 깊은 병도 고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과연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