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약단지를 바라보며 은송은 편안한 마음으로 누웠다. 가난과 병이 겹쳐 집안은 이미 빈털터리였다. 아들은 몇 해 전 산에 약초를 캐러 갔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그는 운명을 원망하지 않았다. …
텅 빈 약단지를 바라보며 은송은 편안한 마음으로 누웠다. 가난과 병이 겹쳐 집안은 이미 빈털터리였다. 아들은 몇 해 전 산에 약초를 캐러 갔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그는 운명을 원망하지 않았다. 다만, 혼자서 더 버티고 싶지 않았을 뿐.
은송의 고향은 형초 지방이었다. 그곳은 무당을 좋아하여 초혼제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멱라강의 대무가 '초서'라는 제사를 지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은송은 그를 본받아 죽기 전에 신들께 인도를 청해 아들을 찾아가기로 했다.
집 안 구석구석을 뒤졌지만 쌀독에서 마른 조 반 그릇만 발견했다. 그러나 신을 섬기는 의식은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장터에 가서 가장 좋은 진초를 사야 했다.
천수촌에서 가장 좋은 진초라면 당연히 이씨 영감네 집 것이었다. 그 영감은 솜씨가 있어서 기르는 진초가 붉고 향기로웠다. 이런 좋은 것이라야 신들을 기쁘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천수촌에 도착하니, 진초를 기르던 이씨 영감은 어느새 탕채 노점의 점주로 변해 있었다.
이씨 영감의 기쁨이 가득한 얼굴을 보고 뜨거운 기름에 튀겨지는 진초 향을 맡으며, 은송은 옷자락을 꽉 쥐면서도 침을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
"어이! 은씨 형! 왔구먼! 얼른 앉아, 탕채 해 줄 테니 맛 좀 봐!"
"아, 아닙니다... 이씨 영감, 진초를 좀 사려고..." 은송은 마지막 남은 동전 몇 닢을 꺼냈다. "보시다시피 이게 전부라... 조금만 사면 됩니다." 은송은 잠시 멈췄다. "댁의 진초가 좋아서, 밥 짓고 신께 제사 지내려고요."
"형님, 올해 진초가 싸긴 하지만 우리 이건..." 요소포가 속으로 계산해 보니 이 장사는 수지가 맞지 않아보였다.
"됐어." 이원백이 요소포의 말을 끊었다. "장씨 영감, 진초 한 그릇 퍼 줘. 아가씨, 탕채 한 그릇 해 줘."
이원백은 다시 쪼그려 앉아 노점 뒤에서 뭔가를 만지작거렸다. 그러고는 천 주머니와 찬합을 은송에게 건넸다.
"이건 진초야. 집에 가서 열어, 쏟아지지 않게 조심하고."
"이건 탕채야. 안에 메밀묵도 두 그릇 있어. 근데 이 찬합이 비싸서 말인데, 돌려줄 수 있겠나?"
"맛있으면 또 와."
은송이 백번을 사양했지만 모두가 받으라고 해서, 그는 부끄러운 마음으로 찬합을 들고 갔다.
오늘 집에서 죽으면, 누구를 귀찮게 해서 이 찬합을 돌려보내야 할까 하며 은송은 고민하다 먼저 이 찬합을 돌려주고, 그다음에 아들을 찾으러 가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