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텍스트

주씨 아저씨는 한때 자기 딸 주홍연이 하늘에서 내려온 문곡성이라고 믿었다. 자면서도 공자, 노자 같은 말을 중얼거리는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너무 기쁜 나머지 은전 스무 개를 털어 신선 나루에서 싱…

주씨 아저씨는 한때 자기 딸 주홍연이 하늘에서 내려온 문곡성이라고 믿었다. 자면서도 공자, 노자 같은 말을 중얼거리는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너무 기쁜 나머지 은전 스무 개를 털어 신선 나루에서 싱싱한 황어 두 마리를 샀다. 선생님께 몰래 들고 가서는 홍연을 잘 봐 달라고 부탁했다. 전대사는 생선을 보고, 또 홍연의 공부 실력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홍연도 어리둥절했다. 아버지가 갑자기 자신에게 이상한 기대를 쏟아붓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이야기 책을 빼앗기고 대신 논어랑 시경을 읽게 되었고, 다른 아이들보다 한 시간은 일찍 학당에 가서 선생님과 마주 앉아 공부해야 했다. 오라버니랑 놀러 나갈 시간도 절반이나 줄었다. 결국 참다못해 울음을 터뜨리자, 아버지는 오히려 놀라며 말했다. 너 이거 제일 좋아하잖니? 며칠 전엔 자면서도 중얼거리고 있던데? 홍연은 그제야 며칠 전, 또다시 도망치다 잡힌 오라버니 대신 책을 베껴 주던 일을 떠올리고 입을 다물었다. 결국 주씨 아저씨는 이 일을 '꿈에 귀신이 붙은 거다' 하고 단정 지었다. 그래서 부적을 태운 물을 세 번이나 홍연에게 뿌려 주고는 그 일로 끝냈다. 홍연은 그저 입을 꾹 다문 채, 오라버니 대신 책을 필사했던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마음속 깊이 숨겨 두었다.

댓글

—
주씨 아저씨는 한때 자기 딸 주홍연이 하늘에서 내려온 문곡성이라고 믿었다. 자면서도 공자, 노자 같은 말을 중얼거리는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너무 기쁜 나머지 은…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