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앙성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인간의 나약함, 두려움, 탐욕과 같은 저열한 감정이 곧 상인의 재물 창고이니, 시국이 혼란할수록 더 큰 기회가 찾아온다.' '점검이 천자가 된다'라는 예언이 파다하게 …
미앙성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인간의 나약함, 두려움, 탐욕과 같은 저열한 감정이 곧 상인의 재물 창고이니, 시국이 혼란할수록 더 큰 기회가 찾아온다.'
'점검이 천자가 된다'라는 예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조광윤이 개봉에 입성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개봉은 잦은 변고를 겪어, 백성들은 새로운 주인이 온다는 소식에 마치 놀란 새처럼 불안에 떨었다.
하지만 온무결은 조광윤이 군대를 안정시키기 위해 학살을 벌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한 가지 계책을 세웠다.
무우방을 매수하여 조광윤이 학살을 벌일 것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리고, 백성들이 소문을 듣고 달아나면 헐값에 그들의 재물을 사들였다가, 시국이 안정된 후 비싼 값에 되파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로써 큰돈을 벌어 자신을 구해준 거북이 할머니에게 은혜를 갚고, 어쩌면 미앙성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학살을 두려워하던 거북이 할머니 또한 자신의 계책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황급히 가산을 처분한 할머니의 횡설수설하는 말 속에서 온무결은 점차 진실을 깨달았다.
거북이 할머니의 딸은 지난번 학살 때 목숨을 잃었고, 모든 자식을 잃은 슬픔을 감당하지 못한 그녀는 정신이 온전치 못하게 되어, 젊은 여인을 보면 자신의 딸 연우라고 착각하곤 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던 자신을 구해주었을 때, 자신의 모습이 연우의 마지막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는 목 놓아 울었고, 온무결은 그녀를 달래기 위해 잠시 함께 성을 나섰다.
그날 개봉에는 눈이 내렸다.
거처를 잃고, 더러운 옷차림으로 서로 다투는 난민들 틈에서, 그녀는 비로소 '재물 창고'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피비린내 나는 현실을 마주했다.
그녀는 문득 아주 오래전의 일을 떠올렸다.
황금 마차를 타고 미앙성 밖 큰길을 달리다가, 도박에서 잃은 옥패 하나를 무심코 던져버렸을 때, 마치 연못에 물고기 밥을 던진 것처럼 꾀죄죄한 몰골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로 싸우며 그것을 차지하려 했다.
그때 그녀는 화려한 옷을 입은 시종과 함께 그들을 보며 사나운 개 같다고 비웃었다.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고 했던가.
굶주렸을 때, 누가 사나운 개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니, 평생 이익을 위해 장사를 해온 자신의 삶이 참으로 죄악으로 가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무결은 나날이 야위어 갔다.
만약 미앙성으로 돌아간다면, 그 피비린내 나는 과거를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녀는 온몸의 기력이 쇠하는 것을 느꼈다.
병든 몸을 이끌고, 매일 그저 거북이 할머니와 함께 거리에 나가 작은 수공예품을 팔며 여생을 마감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는 그 노점상들에게서 또 다른 장사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노점상들은 밤낮으로 고생하지만, 그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면서도 동시에 타인을 위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필요한 것이 있고, 상인은 없는 것을 있게 하고, 먼 것을 가깝게 하고, 느린 것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상인은 사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돕는 존재였다.
예전에는 문제를 만들어야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세상에는 이미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그녀는 점차 활기를 되찾았고, 나중에는 뜻밖에도 상처투성이의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주었다.
예전에는 남과 다투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 생각했지만, 선행에도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북이 할머니는 고양이 덕분에 그녀의 얼굴에 점차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밤늦게 등불 아래에서 연우를 위해 고양이 귀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주었다.
모자에는 검은 머리 땋은 장식이 달려 있었는데, 연우가 이 모자를 쓰고 물건을 팔러 나가면 금발 때문에 남들의 시선을 끌지 않을 것이었다.
동궐 공자는 각문리에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말솜씨 좋은 여인 상인이 되었다.
비록 가난했지만,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다.
온무결은 때때로 이렇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혼란한 세상은 끝나지 않았고,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었으며, 좋은 시절도 오래가지 못했다.
당전 수거 정책이 시행되면서,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삶을 유지하는 것조차 사치가 되어버렸다.
이 세상은 이래서는 안 된다고, 온무결은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맑은 밤, 온무결은 거북이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잠시 집을 떠나야겠다고 말했다.
'아주 큰 거래를 하나 하러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