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골도의 손잡이는 손땀에 오래 절어 짙고 번들거리는 검은빛을 띠고, 씻어도 가시지 않는 피비린내가 배어 있다. 그 위에 새겨진 '맹서' 두 글자는 비뚤비뚤하다. 칼날은 본래 흠 하나 없었으나, 칼끝…
발골도의 손잡이는 손땀에 오래 절어 짙고 번들거리는 검은빛을 띠고, 씻어도 가시지 않는 피비린내가 배어 있다. 그 위에 새겨진 '맹서' 두 글자는 비뚤비뚤하다. 칼날은 본래 흠 하나 없었으나, 칼끝에만 거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이지러짐이 남아 있다. 그것은 그가 처음 칼을 들어 제 뺨에 겨누었을 때, 떨리는 손끝 탓에 광대뼈를 스치며 남긴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