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평하지 않은 탁자 다리 밑에 너덜너덜한 비단 칙서 묶음이 받쳐져 있다. 모두 열 통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회동 구 년 십이월 십구일 한나라에서는 공신을 존중하고 총애하여 예전 대하에서 맹…
평평하지 않은 탁자 다리 밑에 너덜너덜한 비단 칙서 묶음이 받쳐져 있다. 모두 열 통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회동 구 년 십이월 십구일
한나라에서는 공신을 존중하고 총애하여 예전 대하에서 맹세를 세워 그들의 공적을 기렸고, 주나라에서는 원로를 높이 받들어 천하의 제후국을 공신들에게 나누어주었으니, 묵산도의 아 장로 역시 예로부터 덕이 높고 공이 크다는 소문을 들어왔다. 이제 그 공로를 기려 칭송하며, 예규에 따라 금은 기물과 비단 관, 안장과 말 등을 하사하니, 자세한 목록은 별지와 같다.
회동 구 년 십이월 이십일
아 장로는 마음가짐과 행적이 여느 이들과 달랐으니, 겸손한 덕과 민첩한 지혜, 두터운 인품과 너그럽고 인자한 마음을 두루 갖추었다. 일찍이 산 사람들을 이끌고 도원에 들어가 평온한 삶을 이루게 하고, 그 일에 온 정성을 다하였다. 그 행실이 높고 우러러 볼 만하여, 짐 또한 오래도록 사모해 온 바이다. 이에 마땅히 승진을 명하여, 그를 특별히 묵산도의 거자로 삼고 철권을 하사한다. 산중의 모든 일들은 너의 뜻에 따라 행해도 좋으니, 부디 내 가르침을 따라 산과 사람을 널리 다스리기를 바란다. 아울러 먼 훗날까지 마음을 다해, 이 명을 변함없이 받들도록 하라.
......
회동 구 년 십이월 이십팔일
묵산도 아에게 칙하노라. 짐이 북관을 다스리고 사해를 평정함에 있어, 언제나 진실된 마음으로 만물을 대하며 천하가 모두 평온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묵문만은 스스로 은혜와 포상을 저버렸고, 비록 온갖 정성과 자비, 포용의 길을 다 해 달래보려 했으나, 결국 마음속 깊이 품은 간사함과 위선을 버리지 못하였다. 칼날과 화살이 빗발치는 혼세에는 옥과 돌을 분별하기 어려운 법이니,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재난과 위기를 평안과 안전으로 바꾸고,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길을 후세에 남겨두는 것이다.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만은 결코 잊지 말아라. 네가 평소 내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려온 이이기에, 오늘 이 뜻을 분명히 전한다. 바라건대 이 명을 깊이 새겨 반드시 실천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