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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성의 아이들은 소솜이 산 밖에서 온 멍청한 아이라고 말하곤 했다. 밥 먹는 것도 느리고, 걷는 것도 느리고, 말하는 것조차 느렸다. 유린 서당의 훈장도 소솜을 보며 자주 한숨을 쉬었다. "어찌 아…

묵성의 아이들은 소솜이 산 밖에서 온 멍청한 아이라고 말하곤 했다. 밥 먹는 것도 느리고, 걷는 것도 느리고, 말하는 것조차 느렸다. 유린 서당의 훈장도 소솜을 보며 자주 한숨을 쉬었다. "어찌 아직도 모르느냐?" 말투에서 자신의 가르침에 대한 자신감마저 흔들리는 듯했다. 소솜은 그 말을 듣고 머리만 긁적이다가 느릿느릿 한마디를 꺼냈다. "헤헤... 죄송해요..." 하지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소무 형은 화를 냈다. 손가락으로 소솜의 어깨를 콕콕 찌르며 "네가 뭘 잘못했는데 자꾸 미안하다고 해? 아 선생님이 말씀하셨잖아. 넌 그냥 반응이 조금 느린 거지 멍청한 게 아니야."라고 말했다. 소솜은 듣고서 고개를 저었다가 또 끄덕였다. 알아들은 건지 못 알아들은 건지 알 수 없었다. 결국 헤헤 웃으며 말했다. "소무 형... 미안해." 소무는 답답해서 발만 동동 굴렀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소무는 소솜의 손을 잡고 설아와 숨바꼭질하러 갔다. 다른 아이들은 숨바꼭질에서 술래가 되기를 좋아했지만 소솜은 달랐다. 소솜은 사람을 찾지 못했지만 숨는 건 제일 잘 했다. 쉽게 발견되기 마련인 침상 밑이나 문 뒤처럼 평범한 곳에 숨는 게 아니었다. 소솜은 아무도 생각지 못할 구석에 숨었다. 산채를 담가 두는 커다란 항아리 안, 서당 뒤편의 마른 우물, 그리고... 뒷간 밖의 물항아리까지. 그날은 모두가 반 시진이나 찾아도 소솜을 찾지 못했다. 날이 어두워질 무렵 소무는 애가 타 목이 쉬도록 소솜의 이름을 불렀다. 그때 뒷간 밖 물항아리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냄새를 참고 가서 보니 안에는 물이 없었고 대신 잠든 소솜이 콩알처럼 웅크린 채 입가에는 미소까지 띠고 있었다. 설아가 그의 뺨을 콕 찌르며 "여기서 어떻게 잠이 와?"라며 소솜을 깨웠다. 소솜은 눈을 비비며 천천히 말했다. "여기는... 어둡고, 조용해. 꿈에서 아 선생님이 말씀하셨어. 씨앗도 땅속에서 이렇게 누워 있다가 때가 되면 싹이 튼다고." "또 무슨 꿈 꿨어?" 소무가 물었다. "꿈에서... 아주아주 큰 곡식이 자랐어. 사람만큼 컸어. 황금빛으로 반짝였는데 바람이 불면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났어. 마치 노래하는 것처럼." 그는 손짓하며 말했다. "내가 따려고 손을 대니까 이삭이 저절로 떨어졌어. 한 아름 안고 아 선생님께 보여드리러 갔어." "와, 그다음은? 그다음은?" 설아가 물었다. "음..." 소솜은 생각하다가 목소리가 작아졌다. "그다음에 깼어." 옆에서 듣던 소무는 또 발을 동동 굴렀다. ...... 소무 형이 함께 벽수운도에 가서 선생님의 씨앗을 지키겠느냐고 물었을 때, 소솜은 평소와 달리 단번에 대답했다. 더 묻지도 않았고, 말을 더듬지도 않았다. 그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소솜은 이번엔 일찍 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샛길로 가서 아 선생님의 씨앗을 찾아 나쁜 놈들한테 빼앗기지 않도록 잘 숨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멍청하지 않다고 했던 아 선생님의 말씀을 소솜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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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성의 아이들은 소솜이 산 밖에서 온 멍청한 아이라고 말하곤 했다. 밥 먹는 것도 느리고, 걷는 것도 느리고, 말하는 것조차 느렸다. 유린 서당의 훈장도 소솜을 …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