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텍스트

연아는 참 착한 아이였다. 연아는 유씨 할머니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살짝 할머니의 다리를 어루만지곤 했다. 할머니는 그 다리가 예전에 거란족이 성을 쳐들어왔을 때 다친 거라고 말씀하셨다. 연아는…

연아는 참 착한 아이였다. 연아는 유씨 할머니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살짝 할머니의 다리를 어루만지곤 했다. 할머니는 그 다리가 예전에 거란족이 성을 쳐들어왔을 때 다친 거라고 말씀하셨다. 연아는 얼굴을 찡그리고 거란족 흉을 본 뒤, 자기 작은 이불을 가져와 할머니 다리에 덮어드렸다. 연아는 누구를 만나도 먼저 인사했고, 목소리도 언제나 밝고 맑았다. 사람들은 연아가 재잘거리며 들려주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연아는 아버지에게서 들은 얘기들을 동네를 돌아다니며 전하는 작은 이야기꾼처럼 사람들에게 들려줬다. 그래서 다들 말했다. '연아 덕분에 이제 강씨 찻집에 돈 내고 이야기 들을 필요가 없겠네.' 어시장 국숫집에서 밥 먹던 사람들은 늘 그렇게 웃으며 말하곤 했다. 연아는 연꽃 과자를 좋아했지만, 아버지가 사 온 연꽃 과자는 항상 조금 남겨두었다.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 밖에 잘 못 나가는 유씨 할머니, 고깃집에서 늘 말동무가 되어주는 유 삼촌, 새 요리를 맛보게 해주는 손 삼촌, 함께 이야기 나누는 친구들, 언제나 자기 편이 되어주는 임소평 어머니에게 나눠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누가 있을까? 바로 임소평! 하지만 연아는 늘 자기랑 티격태격하는 임소평에게만은 절대 안 줬다. 연아가 주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아 연꽃 과자가 늘 모자랐다. 그래서 자기 몫으로 남겨두는 건 세 개도 아니고, 두 개도 아니고, 겨우 한 개뿐이었다. 이야기 책 속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았다. 연아는 그런 이야기 책을 들으며 자랐고, 그 이야기 속 사람처럼 살았다. 세상 사람들은 다 이야기 책을 좋아했고, 이야기 책 속 이야기처럼 살고 싶어 했다. 그게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삶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댓글

—
연아는 참 착한 아이였다. 연아는 유씨 할머니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살짝 할머니의 다리를 어루만지곤 했다. 할머니는 그 다리가 예전에 거란족이 성을 쳐들어왔을…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