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고등어 무늬 고양이가 단정히 앉아 있다. 꼬리를 참선하는 방석처럼 말고 앉은 모습이, 술에 취한 고양이, 털 뭉치를 게워 내는 고양이, 소란을 피우는 고양이들 사이에서 마치 도를 깨달은 고승처…
은빛 고등어 무늬 고양이가 단정히 앉아 있다. 꼬리를 참선하는 방석처럼 말고 앉은 모습이, 술에 취한 고양이, 털 뭉치를 게워 내는 고양이, 소란을 피우는 고양이들 사이에서 마치 도를 깨달은 고승처럼 초연했다.
책장을 넘기던 안일비의 손끝이 "들판의 말도, 먼지도, 만물은 숨결로 서로 불어 주는 것이다"라는 구절을 스쳤다. 이 도인 같은 고양이가 느닷없이 야옹 하고 울자, 안일비가 의아해하며 책을 내밀었다. "이걸로 할래? 숨결?"
그 순간 고양이가 돌아서더니 엉덩이를 안일비에게 들이밀었다. 안일비가 휘청거렸고, 화가 나 탁자를 내리쳤다. "무슨 득도한 고양이야! 앞으로 넌 나른이라고 해!"
나른이가 가볍게 뛰어올랐고, 공중에 꼬리로 자유로운 곡선을 그렸다.
기를 부려 바람을 타는 것도 기요, 방귀를 뀌는 것도 기다. 기란 본래 높고 낮음이나 우아함과 천박함이 없는 법.
그저 모였다가 흩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