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원에 도착했을 때 복숭아나무 숲에서 음악 소리를 들렸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복숭아꽃 아래, 그녀는 나무와 꽃이 미로처럼 얽힌 곳에서 길을 잃었다. 그저 음악 소리에 이끌려 밭 안쪽으로 더 …
처음 이원에 도착했을 때 복숭아나무 숲에서 음악 소리를 들렸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복숭아꽃 아래, 그녀는 나무와 꽃이 미로처럼 얽힌 곳에서 길을 잃었다. 그저 음악 소리에 이끌려 밭 안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갔다. 점점 더 안으로 들어가자 누군가의 모습이 서서히 시야에 들어왔다. 고개를 숙여 나뭇가지를 피한 뒤 고개를 들자, 얼굴을 스치는 봄바람에 한 무희가 떨어지는 꽃잎처럼 우아하게 자신을 향해 다가왔다.
"노래할 줄 아시나요?" 무희가 물었다.
"조금요."
"그럼 와서 같이 불러요!"
무희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무대 위로 달려갔다. 발끝 아래로 나뭇가지가 느껴졌다.
"자! 노래해!"
그녀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무희는 그녀의 노래에 맞춰 꽃나무 사이를 돌며 춤을 췄다. 꽃과 사람, 사람과 꽃이 어우러져 꿈처럼 아름답고 풍경을 자아냈다.
머뭇거리던 목소리는 어느새 점점 확신에 차 있었고, 무희의 우아한 발걸음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이렇게 노래가 끝났다.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의 그녀의 품으로 무희가 나비처럼 날아가 안기더니 환하게 미소 지었다. "마음에 들어! 이름이 뭐야?"
"과거를 잊으려고 이원에 들어왔어요... 그러니 백신이라고 불러 주세요."
"방금 지은 거야? 근사한걸! 내 이름은 아주, 입문하면 나랑 같이 공연하지 않을래?"
"...좋아요."
두 사람이 공연을 선보인 첫 번째 무대를 오직 산천이 지켜봤을 뿐이다.
곧이어 두 번째 곡, 세 번째 곡이 탄생했다. 두 사람의 공연을 보는 관객이 늘수록 두 사람을 아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아주의 춤동작, 순수한 음색을 가진 백신의 노래가 자연스레 어우러지면 멋진 무대를 연출했다. 이원에서도 두 사람은 최고의 쌍벽으로 칭송받았다.
이원에서는 춤과 노래가 끊이질 않았으니, 기량을 연마하며 덧없는 세월이 흘러 갔다.
이듬해 봄, 두 사람은 처음 만났던 복숭아나무 아래에 술단지를 묻고 겨울에 다시 열어보기로 약속했다.
여름에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댈 무렵, 그들은 더 이상 정진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어느 가을날, 아주가 눈을 반짝이며 창가로 달려와 말했다. "알아냈어! 지금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을 알아냈어!"
"춤은 모든 생명이 두루 쓰는 공통 언어야. 산천의 생기가 넘치는 세상을 보지 않고서 어떻게 그들의 정신을 담아낼 수 있겠어? 저는 세상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했어요." "산도 보고, 물도 보고, 모든 생명체를 보러 가세요!" 그래서 결심했어, 세상밖으로 나가볼 거야. 가서 산도, 물도, 그리고 무림을 보는 거야!"
"같이 갈래?"
"아니."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세상은 너무 복잡해. 내가 표현하고 싶은 소리를 방해할지도 몰라."
그녀의 나비는 날아갔다.
하지만 그녀는 슬퍼하지 않았다.
만남과 재회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헤어진 후에는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게 마련이다. 두 사람 모두 아쉬워하지 않았다. 각자 선택한 길을 걸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된 뒤에 다시 만나 더 멋진 노래와 춤을 함께 선보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제자가 그녀에게 물었다. "주 낭자의 춤을 본 적 있으신가요? 모든 것을 움직임 속에 담아내는 듯한 정교한 춤 동작으로 유명하신 분이랍니다. 스승님의 목소리는 맑고 신비로워서 이 세상의 소리 같지 않아요. 두 분이서 한 무대에 오른다면 두 개로 나누어졌던 옥패가 하나로 합쳐진 것처럼 더 눈부시게 빛날 거예요!"
아주를 마지막으로 본 지 아주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오래전에 묻어둔 술을 찾으러 갔지만, 만개한 복숭아 숲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이원에 정말 복숭아 숲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날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해서 기억 속의 꽃의 색조차 바랜 것일까?
그녀는 기억하지 못했다. 나비처럼 가냘픈 사람이 있었는지, 꿈결 같은 노래와 춤이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그날의 산천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까?
그녀는 술단지를 하나 사서 두 잔을 따라놓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