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대가 언젠가 내게 물었다. "우리가 왜 늘 이렇게 떠돌이처럼 살아야 하는지 아느냐?" 나는 고개를 살포시 저었다. 그러자 아대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살기 위해서다. 우리 술리족…
아대가 언젠가 내게 물었다. "우리가 왜 늘 이렇게 떠돌이처럼 살아야 하는지 아느냐?"
나는 고개를 살포시 저었다. 그러자 아대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살기 위해서다. 우리 술리족은 이익을 좇아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황금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지. 태어나는 순간부터 쉬지 않고 바삐 살아가도록 정해진 운명이야."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우리는 멈출 수는 없는 거야?"
아대는 잠시 먼 곳을 바라보다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멈춰 설 수 있는 곳은, 이제 없다."
그리고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진주야, 꼭 기억해라. 상단에서 밥을 굶지 않으려면 발은 부지런해야 하고, 마음은 차가워야 한다. 장사판에서는 감정이 앞서면 안 된다. 그러면 멀리 가지 못한다." 나는 그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살아왔다.
훗날, 나는 당나라 군을 만났다. 그들의 갑옷은 너덜너덜했고, 칼날은 이미 무뎌져 있었다. 사막에서 오래 장사를 해 온 나는, 그런 이들과의 거래가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들은 하서 땅에 오랜 시간 고립된 채 있었다. 반면 변방의 무리들은 이곳을 두툼한 살코기라도 되는 양 여기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이익이 없는 곳에 상인은 움직이지 않는다. 거래라면 마땅히 저울의 양쪽이 같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이 그 땅을 지키는 이유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막다른 곳에 몰려 억지로 버티는 건, 상인인 내 눈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살아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젊은 장군에게 물었다. "어째서 떠나지 않는 겁니까? 이곳을 떠나면 살 수 있을텐데요."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호양나무를 가리켰다. 그 눈빛은 흔들림 없었고, 이상할 만큼 맑았다.
"뿌리를 충분히 깊게 내리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호양나무가 살아남으면, 더 많은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