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들끓는 무리들은 모두 이익을 좇고, 떠들썩한 세상도 결국 이익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진전에게 명예와 이익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같았다. 그가 바란 건 단 하나, 구속 없이 통쾌하게…
천하의 들끓는 무리들은 모두 이익을 좇고, 떠들썩한 세상도 결국 이익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진전에게 명예와 이익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같았다.
그가 바란 건 단 하나, 구속 없이 통쾌하게 사는 것이었다.
양건화 2년 겨울, 섣달그믐.
허름한 초가집 안으로 찬바람이 돌 틈과 짚단 사이를 파고들며 한 아이의 울음소리를 실어 왔다.
여인은 침상에 몸을 기댄 채, 갓 태어난 아이를 다정히 바라보았다.
앞으로 어떤 삶이 펼쳐질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이가 온전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길 바랐다.
부부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 미소 지으며, 아이의 이름을 진전이라 지었다.
진전이 들판에서 뛰놀던 시절은 세상이 어지럽고 흉년이 겹치던 때였다.
살림은 고달팠지만, 부모를 따라 힘든 속에서도 웃는 법을 배웠다.
아버지는 자주 말했다.
"사람이 살아야 고작 몇십 년인데, 걱정만 하다 죽으면 헛산 거다."
그 말은 어린 진전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
그는 꽃을 좋아했고, 풀을 좋아했으며, 세상의 좋고 나쁨까지도 사랑했다.
부모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해에도 아버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삶과 죽음은 모두 인생의 일부이니, 살아남은 자는 끝까지 살아야 한다고.
그 후 진전은 부모의 가르침을 품고 여러 곳을 떠돌았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술이었다.
술에 취하면 하늘도 땅도 아른거리고, 꿈속처럼 아득한 세상에 풍류가 깃들었다.
하지만 그런 성정은 종종 시비를 불렀다.
어느 날 술에 취한 채 싸움에 휘말린 그는 뜻밖에 자신만의 무공을 깨달았다.
그 후로 싸우고 또 싸우다 보니 사람들은 그를 '취권객'이라 불렀다.
문파 장로들이 데려가려 했지만, 그는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권세가들이 영입을 시도했지만, 그는 비틀거리며 유유히 떠났다.
강호인들은 수군거렸다.
이 사내를 붙잡아둘 수 있는 게 과연 있을까?
취권객은 스스로 그 답을 보여줬다.
진개운 4년, 거란족이 개봉을 공격해 세상이 혼란스러웠다.
전쟁 뒤 크게 피해를 본 귀문 시장은 재건에 나섰고, 취권객은 그곳의 사람이 되었다.
그는 명예와 이익엔 마음을 두지 않았지만, 은혜와 의리를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귀문 시장의 주우생이 예전에 그를 구해준 은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귀문 시장과 구류문의 취권객이 되었다.
그 후에도 여전했다.
가장 독한 술을 마시며 세상 곳곳을 떠돌았다.
사람들은 그가 정말 귀문 시장과 구류문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을까 의심했지만, 진전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가장 추운 겨울밤에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뜨겁게 살았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날이 정말 온다면,
그는 아끼던 술병을 내려두고,
가장 통쾌한 연회 속으로 걸어 들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