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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리가 처음으로 그토록 먼 길을 떠난 것은, 고향에서 청천문으로 향하던 날이었다.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고, 눈은 무릎까지 쌓여 있었다.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발이 깊숙이 빠졌고, 끝내 몸의 절…

부천리가 처음으로 그토록 먼 길을 떠난 것은, 고향에서 청천문으로 향하던 날이었다.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고, 눈은 무릎까지 쌓여 있었다.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발이 깊숙이 빠졌고, 끝내 몸의 절반이 눈에 파묻혀 버렸다. 그제야 앞서가던 사형이 뒤돌아와 그녀를 눈 속에서 끌어내 주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눈앞에는 끝없는 설원이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청천문은 아직 천 리 밖에 있었다. 하지만 사형은 웃으며 하늘가의 희미한 등불을 가리켰다. "저기가 바로 그곳이야. 집에 거의 다 왔어!" 집, 새로운 집이다. 집안 식구들은 모두 부천리라는 이름이 참 좋다고 했다. 사형은 이 이름이 대범하다 했고 사제들은 이 이름이 시원스럽다며 부러워했다. 그녀 자신도 마음에 들었다. 천 리 길을 돌아 집에 도착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집이었다. 봄이 오면 도를 익히고 무더운 여름엔 체력을 단련하고 가을이 오면 가죽을 모아 두루마기를 만들고 겨울날엔 화로를 둘러싸고 술을 데우고... 사계절은 해마다 그렇게 흘러갔고, 평온하고도 소박한 나날이 이어졌다. 이제 더는 먼 길을 떠돌 필요도, 끝없이 길을 재촉할 일도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름에 깃든 운명 탓이었을까. 그녀는 끝내 다시 천 리 길에 올랐다. 호타강은 천 리를 굽이쳐 흐르고, 태백산은 이천 리나 멀리 떨어져 있지만 청천문 제자들의 시신은 고작 서너 걸음 남짓한 곳에 겹겹이 쌓여 있었다. 손에 쥔 칼은 점점 무거워졌고, 짙은 피비린내가 코끝을 가득 메웠다. 그런데도 귓가에는 출정을 청하던 사제들의 힘찬 목소리가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집이 생긴 뒤로, 그녀가 천 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집을 뒤로한 채 끝내 돌아오지 않을 이유 또한 단 하나뿐이었다. "사부님의 뜻이시니 삼백 제자 중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데려와야 한다." "사저, 만약 저희가 다 못 데려오면요?"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싸운다... 삼백 제자 중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데려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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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리가 처음으로 그토록 먼 길을 떠난 것은, 고향에서 청천문으로 향하던 날이었다.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고, 눈은 무릎까지 쌓여 있었다.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 Where Winds Meet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