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이 하늘 끝까지 물들고, 어느새 밤이 되었다. 아경과 아달은 장씨 아저씨를 바짝 뒤따라 골목을 누비다가, 마침내 '마작의 신'이 열리는 시합장으로 접어들었다. 시합장은 금과 옥이 번쩍이며 불빛…
해질녘이 하늘 끝까지 물들고, 어느새 밤이 되었다.
아경과 아달은 장씨 아저씨를 바짝 뒤따라 골목을 누비다가, 마침내 '마작의 신'이 열리는 시합장으로 접어들었다. 시합장은 금과 옥이 번쩍이며 불빛이 흐르는 화려함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아달의 옷자락이 입구의 돌비석을 스치자, 비석이 덥석 하고 동전 반 닢을 물어뜯어 버렸다.
그때 기와지붕 사이로 동전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장씨 아저씨가 횡도를 손에 쥐고는 "쾅!" 하고 푸른 벽돌 바닥을 내리찍었다.
장씨 아저씨가 웅얼거리며 소리쳤다."돈... 돈... 토해내!... 돈을 전부 토해내란 말이다!"
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 몸을 떨었다. 아경은 소매를 꽉 쥐고 속으로 중얼거렸다.'저 양반은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래?'
금은보화를 걸친 회계원 몇 명이 그들을 에워쌌다. 하지만 장씨 아저씨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보냈다."네 놈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어서 가!"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다. 이번만큼은, 이번만큼은 절대로 이 괴상한 노인네한테 휘둘려 공짜로 부림을 당하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다. 그들은 용기를 내어 배짱을 부려보기로 했다.
아경은 땀에 젖은 소매를 다시 한번 꽉 쥐고 앞으로 나섰다."옛날의 약해 빠진 우리는 죽었소! 지금 여기에 서 있는 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부윤 대인이 느긋하게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세 사람의 행색이 수상쩍어 보이자 부윤 대인이 다가와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소년들이 거절하려던 '공짜 노동'은 순식간에 '군령' 으로 변해버렸다.
"그래... 지금 여기에 서 있는 건... 더 약해 빠진 우리지..."아달이 울상을 지었다. 허리춤에 억지로 쑤셔 넣어진 붉은 달걀이 옆구리를 찔러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쟁패전에 뛰어들었다.
치열한 머리싸움 끝에 그들은 마침내 두둑한 판돈 칩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신이 나서 칩을 장씨 아저씨에게 건네려는데, 장씨 아저씨는 손을 휙 내저었다."...돈... 나눠 줘... 나눠 줘라... 노비들을 불러와... 다 나눠 줘..."
노호? 여기서 웬 노비 집안? 두 사람은 영문을 몰라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장씨 아저씨는 그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휙 몸을 돌려 떠나버렸다.밤바람 속에 덩그러니 남겨진 두 사람의 머리카락만이 허무하게 흩날렸다.
한바탕 지혜와 용기의 싸움을 거쳐, 그들은 마침내 풍부한 칩을 얻었다. 막 그들이 신나게 칩을 장씨 아저씨에게 건네려 할 때, 장씨 아저씨가 손을 휘둘렀다. "...돈... 나누어 주어라... 나누어 주어라... 그 노예들을 불러와... 나누어 주어라..."
노예? 어디서 노예가 나와? 두 사람은 어리둥절하며 서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장씨 아저씨는 이미 몸을 돌려 떠난 뒤였고, 두 사람만이 바람 속에 덩그러니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