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공산은 술을 즐기는 인물이었다. 본래 이름은 공잔이었는데, '천하의 술잔이 그를 만나면 모두 비게 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었다. 젊은 시절, 그는 광란문 대사 곽회열의 별호를 흠모하여 멀리 량…
하공산은 술을 즐기는 인물이었다. 본래 이름은 공잔이었는데, '천하의 술잔이 그를 만나면 모두 비게 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었다. 젊은 시절, 그는 광란문 대사 곽회열의 별호를 흠모하여 멀리 량주까지 찾아가 그 문하에 들었고, 그곳에서 장회심과 형제처럼 깊은 정을 나누었다. 그러나 회심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공잔은 량주의 산하가 아무리 웅장해도 함께하던 옛 친구는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모든 의욕이 식어 버렸고, 더 이상 술을 마셔도 그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이름을 비어버린 산이란 뜻의 공산으로 고치고 쓸쓸히 먼 곳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