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글을 올립니다. 이 학생은 문진관에 들어온 이래 책을 읽으면 한 번 보고도 외웠고, 논도할 때마다 남다른 견해가 있었으며, 시험을 치를 때마다 늘 뛰어난 성과를 보였습니다. 여러 학생은 그를 …
삼가 글을 올립니다. 이 학생은 문진관에 들어온 이래 책을 읽으면 한 번 보고도 외웠고, 논도할 때마다 남다른 견해가 있었으며, 시험을 치를 때마다 늘 뛰어난 성과를 보였습니다. 여러 학생은 그를 무리에서 빼어난 난새와 학, 홀로 빛나는 지초와 난초처럼 보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참으로 골치가 아팠습니다. 그가 제 뜻대로 행동하고 세상 물정을 알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마를 짚고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학생은 성품이 순수하고 고집이 세어 쉽게 막기 어려우며, 간사한 자에게 속기 쉽습니다. 이제 품은 뜻이 있어 다른 큰 계획을 품고 귀 문파에 몸을 의탁하고자 합니다. 강호는 험악하고 사악한 무리가 곳곳에 있으니, 믿고 맡길 곳이 아니면 감히 가볍게 부탁드릴 수 없습니다. 저는 평소 귀 문파의 기풍과 규율이 엄정하여 참된 재목을 길러낼 수 있음을 알고 있기에, 감히 이 글을 써서 추천하고 아울러 부탁드립니다. 바라건대 귀 문파께서는 너그러이 받아 주시어 이 옥 같은 재능을 저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아아, 슬프도다! 천하의 스승 중 어느 누가 제자가 곁에 머물며 기쁘게 해 주기를 바라지 않겠습니까? 저 또한 스승이니 어찌 다르겠습니까? 그러나 이 학생의 떠나려는 뜻은 쇠처럼 굳어 그 의지를 꺾을 수 없습니다. 제 마음은 근심스럽고, 속은 방망이질하듯 아프나, 끝내 작은 사제의 정으로 그가 구름을 뚫고 오를 날개를 묶어 둘 수는 없습니다. 바라건대 이 학생이 귀 문파에서 배움을 이루고, 두 문파의 장점을 함께 취해 세상에 쓰이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는 곁에서 함께 공부하던 학생 하나를 잃더라도, 천하는 큰 도를 몸소 실천할 선비 하나를 얻게 될 것입니다.
글을 마치려니 마음이 서글퍼집니다. 문득 이 학생이 처음 찾아왔던 때가 떠오릅니다. 그때는 아직 초야의 기운이 서려 있었으나, 지금은 이미 성현의 마음을 제법 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소매 속에 간식을 숨기거나 쪽지를 감추어 두어 제가 늘 꾸짖곤 했습니다. 이제 헤어지려 하니, 오히려 몇 번이고 당부하게 됩니다. 소매 속에 마른 양식을 넉넉히 챙기십시오. 길이 멀고 머니, 배를 곯지 않게 하십시오.
옛 관으로 자주 돌아와, 지난 정을 달래 주기를 바랍니다.
문진관 익명의 스승 및 쌍원 공동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