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곳에서 일하는 점소이다. 여기서 점소이 노릇을 하다 보면, 별별 세상을 다 보게 된다. 어차피 이곳은 문 열고 장사하는 곳이니까. 장사란 게 그렇지. 사람도 개로 팔 수 있고, 사람도 사람을…
나는 이곳에서 일하는 점소이다. 여기서 점소이 노릇을 하다 보면, 별별 세상을 다 보게 된다.
어차피 이곳은 문 열고 장사하는 곳이니까. 장사란 게 그렇지. 사람도 개로 팔 수 있고, 사람도 사람을 살 수 있다. 조건만 맞으면, 사람이 개로도 바뀌는 게 이치다.
하지만 그게 내가 본 것 중 제일 괴상한 장사는 아니었다. 진짜 괴상한 장사는... 그날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날, 우리 가게 문 앞에 한 사람이 엎드려 있었다. 엎드려 있었다고 했지만, 사람이라기보단 개에 가까웠다.
가게 문 앞을 가로막은 채, 온몸은 성한 데 하나 없고 살점이 뒤집혀 피가 스며나오고 있었다.
이런 사람, 이 일대에선 드물지 않다. 늘 누군가는 이렇게 끌려 나와 버려진다. 어떤 날은 동네 큰 가게 앞에, 또 어떤 날은 다른 집 앞에. 오늘은 우리가 재수 없었다. 그 썩은 고깃덩이가 하필 우리 가게 앞에 버려진 것이다.
점주이 이 재수 없는 일을 처리하러 나갔는데, 뜻밖에도 그 여자는 이를 드러내며 낮게 으르렁거리고, 아무도 가까이 못 오게 했다. 점주이 그 썩은 고깃덩어리를 걷어차려 하자, 은자 한 덩이가 툭 하고 날아와 발을 막았다.
춘 낭자는 그 썩은 고깃덩어리를 은자 한 덩이로 샀다. 그 고깃덩이는 움직일 힘조차 없었기에, 낭자는 그녀를 안아 방 안으로 데려갔다. 옷자락은 피에 물들었고, 은자도 피에 젖었다.
누가 봐도 도무지 손해만 보는 장사였다. 그 썩은 고기 한 덩어리에 은전이 아깝고, 옷을 더럽힐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낭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여자는 아무것도 몰랐다. 낭자는 그녀에게 옷 입는 법을 가르쳤고, 걷는 법을 가르쳤고, 글자를 읽는 법도 가르쳤다.
그녀가 사라지면, 낭자는 골목마다 문을 두드리며 찾아다녔다. 그 덕에 남정네들은 바지춤을 부여잡고 혼비백산해 뛰어나오곤 했다.
그녀는 늘 해가 진 뒤에야 돌아왔다. 상처도 아직 다 낫지 않은 몸으로, 손엔 하얀 꽃 한 다발을 들고 있었다. 그건 우리가 본 적 없는, 값싼 꽃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낭자는 그 꽃을 받을 때마다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그렇게, 하나의 봄을 그대로 보내게 되었다.
그 봄은 길었다. 마당의 영춘화가 피고 지고, 가게 장부가 마감되고 또 새로 시작되고, 말도 제대로 못하던 그녀가 이제는 더듬더듬 단어 몇 개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소문에 따르면, 그녀가 처음 배운 글자는 '봄'이었다고 한다.
진짠지 아닌지는 나도 모른다. 내가 아는 건 단 하나, 그녀가 내게 처음으로 말한 글자는 '돈'이었다는 거다.
보아하니, 장사꾼들 틈에서 오래 있다 보니 뭘 사야 할지를 알게 된 모양이다.
그녀는 내게 물었다. "봄 하나 사려면... 얼마야?"